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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상치 않은 美中 대립, ‘균형 외교’ 긴장 늦추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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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검사 능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자를 지정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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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중국 비난으로 촉발된 미중 대립이 심각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편이라며 지원 중단을 압박하고, 코로나 피해 보상 차원에서 중국에 1조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미국산 반도체 공급 중단을 결정했고, 미 의회는 사실상 중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국무부는 탈중국을 겨냥한 경제 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까지 내놨다.

양국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 들어 커져 가던 대립은 지난 1월 무역협상 타결로 반전을 맞는 듯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돌변했다. 미국의 중국 몰아붙이기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코로나 방역에 실패한 트럼프 정부가 그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노림수나 다름 없다. 코로나 이후 엄청난 규모의 실업 등 경제 위기로 불안해진 지지율을 중국 때리기로 만회하려는 속셈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미중 사이에 끼인 처지인 우리가 자칫 갈등에 휘말려 국익을 훼손하는 외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유 진영의 국민을 보호하는 공급망 확대ㆍ다각화’를 목표로 한 EPN 구상을 밝히며 미 국무부 차관은 한국과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위대한 기회를 한국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배제한 산업동맹에 동참하라는 의미다. 국제시장질서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이를 미국이 얼마나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인지 의문이지만 제의 받은 우리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대 경제ㆍ군사 우방인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미국의 구상에 동참할 경우 닥칠 중국의 견제나 보복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 맞장구치며 코로나19 발원 국제조사를 제안한 호주는 중국의 반덤핑관세 부과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사드 배치로 몸살 앓으며 새겼던 균형외교 원칙을 잊어선 안 된다. 심상치 않은 미중 갈등 대처에 통상의 외교전략조정회의로 충분한지도 검토해봐야 한다. 청와대 주도로 면밀히 상황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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