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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70주년 기념공연 '한국 오페라 베스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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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국립오페라단 명동예술극장서 공연

연합뉴스

한국오페라 '원효'
[국립오페라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용숙 객원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연계가 큰 어려움을 겪는 중에 국립극장은 창설 70주년을 맞이했다.

국립극장 산하단체와 이관 단체들(2000년에 예술의전당으로 이관)이 일찍부터 준비한 여러 기념 공연과 행사가 코로나 사태로 차질을 빚어왔지만, 지난 22일에는 이관 단체인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박형식)이 준비한 '한국 오페라 베스트 컬렉션'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무사히 오를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전체 객석 558석 가운데 100여 석 정도만 채울 수 있었던 점이 무척 아쉽긴 했다.

국립극장은 1950년대에 서울시와 공동으로 사용하던 시공관을 1961년 서울시민회관 개관과 함께 독자적으로 전용하게 된다. 1962년 3월 21일에는 내부를 전면 수리해 재개관한 시공관, 즉 '명동국립극장'의 개관식이 있었다. 일본 강점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된 이 건물은 그 후 2009년에 연극전용 극장으로 재개관했고, 2015년에는 국립극단 전용 극장인 '명동예술극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 극장은 1948년에 한국 최초의 서양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가 공연된 역사적인 공간이며, 1962년 창단된 초기 국립오페라단의 정기공연들이 열렸던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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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페라 '순교자'
[국립오페라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국립오페라단의 첫 요람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박수길 국립오페라단 6대 예술감독의 총감독, 최승한 지휘, 표현진 연출로 이루어졌다. 1부에서는 196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 공연으로 '왕자 호동'을 올렸던 작곡가 장일남의 '원효'(1971, 서울시민회관 초연)와 제임스 웨이드의 '순교자'(1970년 서울시민회관 초연), 2부에서는 임준희의 '천생연분'(2006,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초연)과 이영조의 '처용'(1987, 장충동국립극장 초연)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관객과 만났다.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한국 오페라 중 역사적인 의미가 큰 작품들이다.

무엇보다도 연극전용 극장인 명동예술극장의 음향이 가장 걱정이었다. 오케스트라 피트가 없는 이 극장에서 정상 규모 오케스트라가 어디에 위치해 어떻게 연주할 수 있을 것인가도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다행히도 기대 이상이었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무대 안쪽을 꽉 채워 자리한 덕분에 가수들의 노래는 적당한 울림을 얻었고, 전체적인 음향은 크게 건조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가수들의 동선을 좌우로 길게 설정해 좁은 무대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한 연출도 적절했다. 좁은 무대에 두어 개 계단을 두어 움직임을 좀 더 역동적으로 보이게 한 점도 유용한 아이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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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페라 '천생연분'
[국립오페라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대가 작고 오케스트라가 뒤편에 있어 무대장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세련되고 섬세한 장수호의 영상과 김민재의 조명이 글자 그대로 '빛을 발했다'. 크고 작은 여러 패널 위에 국립오페라단 공연들의 옛 초연 포스터가 투사되어 처음부터 관객의 호기심과 기대를 높였고, 색채감이 돋보이는 김영진의 전아한 의상도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지휘자 최승한이 이끈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페라 '순교자'의 변화가 잦은 까다로운 리듬을 유연하게 소화했고, '천생연분'과 '처용'에서 국악 장단과 국악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부분에서도 장중함과 경쾌함을 넘나들며 원곡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었다. 가수들은 거의 모두 최고의 적역이어서, 다시 한번 이 오페라들을 전막 감상하고 싶다는 욕구를 일깨울 만큼 탁월한 가창을 들려주었다.

객석에는 한국 오페라에 깊은 관심을 지닌 애호가와 연구자들이 다수 있었다. 이런 관객들에게는 전반적으로 대단히 흥미롭고 의의가 큰 공연이었겠지만, 일반 관객들 가운데서는 1부를 지루하게 느끼는 듯한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원효'와 '순교자'가 내용과 음악 모두 2부 작품들에 비해 무겁고 덜 다채로웠기 때문일 것이다. 국악이 자연스럽게 서양 오케스트레이션에 녹아들어 간 '처용'과 '천생연분'에 대한 관객의 상대적인 호응을 보면서, 앞으로의 한국 오페라가 어떤 소재와 음악을 택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노이오페라코러스가 17명가량의 소규모로 참여해 무대에 오페라의 맛을 불어넣었지만, '처용'의 웅장한 대규모 합창 등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23일에 또 한 차례 공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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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페라 '처용'
[국립오페라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osina@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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