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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英존슨 오른팔 잘리나…코로나19 봉쇄령 어긴 커밍스 사퇴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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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말, 코로나19 증상 보이던 당시 이동

"아내도 증상 있어…아이 돌볼 가족 만나러 갔다"

야권 사퇴 압박에 장관들 "가족 돌보는 건 합법"

뉴시스

[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내각의 실세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집앞의 기자들을 향해 인상을 쓰며 비키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를 보이던 당시 런던에서 400㎞가 떨어진 북동부 더럼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야권은 커밍스의 봉쇄령 위반을 놓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을 시작했다. 20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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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내각의 실세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발령한 봉쇄령을 어기고 약 400㎞를 이동한 사실이 밝혀졌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와 데일리미러 등에 따르면 커밍스는 지난 3월 말 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런던에서 400㎞가 떨어진 북동부 더럼 지역을 방문했다. 특히 그는 당시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던 상태로 알려져 더욱 큰 반발이 일고 있다.

3월 말은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시기다. 커밍스는 총리의 확진 발표 이후인 3월27일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며 2주일 간 자가격리 기간을 보냈다.

총리실은 당시 커밍스의 자가격리 상태를 알리면서도 그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 보도를 통해 해당 기간 그가 더럼에 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커밍스가 더럼으로 이동하기 직전인 23일 존슨 총리는 대국민연설을 열고 전국적인 봉쇄령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존슨 총리는 "여러분들에게 아주 간단한 지침을 드리고자 한다. 당신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며 "함께 살지 않는 가족을 만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커밍스의 봉쇄령 위반을 놓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을 시작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영국인은 일반 국민과 커밍스를 위한 규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총리실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이언 블랙포드 하원 원내대표는 "총리는 커밍스를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민주당(LD) 역시 커밍스가 정부 지침을 어긴 게 사실이라면 사퇴해야 한다고 논평을 내놨다.

총리실 대변인은 "커밍스와 그의 아내가 모두 코로나19 증세를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아이들을 돌볼 사람을 구하기 위해 그는 누나와 식구들이 있는 더럼으로 갔다"고 해명하며 "당시 커밍스는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게 최우선인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사퇴와 관련해 대변인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존슨 내각의 장관들도 커밍스 보호에 앞장섰다.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트위터에 "아내와 아이를 돌보는 건 범죄가 아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는 부모 두 명이 어린아이를 걱정스럽게 돌보고 있었다. 이를 정치적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거울을 좀 들여보라"고 반박했다. 수낙 영국 재무장관도 "아내와 어린아이를 돌보는 건 정당하고 합리적이다. 정치적인 점수를 얻기 위한 게 아니다"고 했다.

커밍스는 존슨 총리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다.존슨 총리는 총리로 선출된 후 '총리 수석 보좌관'이라는 자리를 신설해 그를 임명하고 자신의 집무실인 다우닝 10번가에 그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커밍스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를 위한 전략을 짠 사람으로 공영방송 BBC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를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다. 브렉시트 반대파에게는 '악마'로도 묘사된다.

커밍스는 자신의 사퇴 논란을 놓고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행동이었다"며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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