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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공채 밀리자 취준생 '역대 최대'…'코로나세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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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준비' 83만5000명…2003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는 410만 명…금융위기 때보다 많아

구직자 77% "올해 안에 취업 못할까 불안"…하반기도 기대 안 해

취업 때 놓치거나 눈높이 낮춰 가거나…"나중엔 후배들에 밀린다"

과거 'IMF 세대', 日 버블 붕괴가 낳은 '잃어버린 세대'와 비교도

뉴시스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모(30)씨는 올해 채용시즌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마음이 불안한 상황입니다.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씨는 별 수 없이 스터디만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함께 스터디를 하고 있는 또래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김씨는 1년 전 취업했지만 연수 기간에 회사를 박차고 나온 적이 있습니다. 눈높이가 맞지 않아서였죠. 하지만 이제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후회도 된다고 합니다. 김씨는 "뉴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업 시장이 최악이라고 할 때마다 무섭다"며 "이젠 30대가 됐기 때문에 이렇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취업준비생 숫자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상태가 '취업준비'인 이들은 지난달 83만5000명을 기록, 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같은 4월 달 기준 역대 최대치입니다.

여기에는 일을 하지도 않고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을 위해 학원 수업을 듣거나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험 준비를 하는 이들이 속해 있습니다. 통계청이 조사를 하기 4주전부터 이력서를 넣는 등 채용 공고에 지원하지 않고 말 그대로 준비만 한 취준생(구직활동에 나섰다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로 분류)들입니다. 결국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채용 절차를 중단하거나 연기한 것이 이들이 이렇게 불어난 원인인 셈이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83만1000명)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채용시장이 닫힌 까닭에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았을 뿐 일은 하지 않는 '잠재 실업자'들이 어느 때보다 많이 불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증가폭이 가장 큰 세대는 20대로, 30만7000명(13.5%)이나 증가했습니다. 한창 사회로 진출할 시기인 이들이죠. 줄곧 감소세였던 30대도 6만7000명(4.4%)이 늘어났습니다.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의 구직활동 자체가 늦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일할 능력은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막연히 '쉬었음'이라고 답한 이들은 20대에서 42만6000명, 30대에서 24만5000명을 기록해 나란히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이들을 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졸 이상자가 409만9000명으로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비교가 가능한 통계는 1999년 6월부터 작성이 시작됐으니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어도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뛰어넘은 셈입니다.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 역시 29만4000명으로 역대 최대치입니다. 전문대졸자들은 7만8000명으로,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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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를 둘러싸고 이렇게 무수히 많은 '신기록'이 속속 등장하자 일각에서는 이들이 '코로나 세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합니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의 줄도산으로 대량 실업이 발생했던 외환위기 시절에 마침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했던 1970년대생들이 'IMF 세대'로 불렸던 것과 견줄 정도로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외국 사례로는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가 있습니다. 1990년대 대학을 졸업한 시기, 버블 붕괴를 맞은 1970~1982년생들을 지칭합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정규직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했죠.

나중에는 또 이때의 '경력 단절'이 문제가 돼 기업들로부터 외면 받았습니다. 이는 출산율 저하 등 국가적 문제로도 이어졌습니다. 오늘날에 이르러 이들은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중년 무직자'라는 뜻의 '중년 니트(NEET)족'으로도 불리며 일본의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밀려나 때를 놓치게 되면 취업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입시에서 재수생이 크게 늘어나면 다음해 대입 경쟁률이 더 치열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현재 취업난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라도 채용에서 경쟁이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 후에 더 큰 취업난을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은 함께 경쟁해야 할 후배들에게도 밀릴 수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소속 한요셉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이 펴낸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첫 입직이 1년 늦을 경우 이후 10년 동안의 임금이 다른 이들에 비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보통 졸업 직후 10년간의 경력 동안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마련인데, 첫 직장 자체를 늦게 잡으면 10년간 제 '몸값'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죠.

특히 '눈높이'를 낮춰 첫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도 문제입니다. 보고서는 "첫 직장 임금이 10% 낮아질 경우 경력 10년차 이후로도 같은 연령의 근로자보다 임금이 10% 이상 낮거나(고졸) 전일제 취업률이 1%포인트(p) 이상 낮다(전문대·대졸)"고 밝혔습니다.

취준생들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가능성이 큰 올 하반기에도 취업시장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취업자·알바 구직자 3582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하반기 취업·알바시장 전망 조사' 결과에 잘 드러납니다.

조사에 따르면 실제 구직자 중 겨우 20.2%만이 올 하반기 취업시장이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구직자 중 76.9%는 올해 안에 취업하지 못할까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529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스트레스 상황'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코로나19로 겪는 스트레스에 대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꼽는 이들이 36.7%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취준생들은 55.6%를 기록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상반기 공채시즌 증발에 다른 취업활동의 어려움'(32.1%)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은 또 '이유 없이 계속 우울하다'(38.9%), '모든 일에 의욕상실 및 무기력해 진다'(21.3%)고 답했습니다. 그밖에도 '신경과민'(17.5%), '두통'(9.7%), '불면증'(9.2%), '대인기피증'(8.6%) '식욕부진'(7.7%) 등을 겪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란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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