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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종인 비대위, 3040·전문가 앞세워 '낡은 보수'틀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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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복지 등 전문가 비대위원 앞세워

다중격차 완화 위한 ‘복지모델’도 개발


한겨레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 내정자의 사무실에서 만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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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진통 끝에 출항하게 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미래통합당 쇄신을 위해 ‘청년 중심 실용주의 노선’ 쪽으로 방향타를 돌리기로 했다. 비대위 인선부터 청년, 외부 전문가, 초·재선 그룹을 앞세워 쇄신의 방향성을 확실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쪽 인사는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구성에 청년, 외부 인사, 초재선 의원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인선 단계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의 컨셉은 ‘전문성’과 ‘청년’으로 수렴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위협받고 있는 일자리와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복지 등에 전문성을 갖춘 40대 이하 외부 인사가 전면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당내에서는 초·재선 그룹이 추천한 인사 가운데 참신성을 중심으로 비대위원을 인선할 예정이다. 80대인 김종인 위원장과 중진급인 주호영 원내대표(5선), 이종배 정책위의장(3선)을 제외하고는, 젊고 개혁적인 인사들로 비대위를 채워넣겠다는 뜻이다. 김종인 비대위는 9인 체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측면에서도 진보·보수를 넘어선 실용주의 노선이 전면에 등장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소득·자산·교육·돌봄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김 위원장 쪽은 “진보·보수라고 하면 확 떠오르는 정책 기조가 있는데, 코로나 확산 이후 이런 고정적인 인식 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전국민 고용보험, 기본소득 등 모든 입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시장경제론에서 벗어나 다중 격차를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힘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식 복지제도의 뼈대인 건강보험(박정희 정부)과 기초연금(박근혜 정부)이 모두 보수정부에서 도입된 만큼, 차기 대선에 화두가 될 ‘포스트 코로나 복지모델’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주말 사이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당내 개혁그룹 인사를 잇따라 만나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선택한 통합당도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혁신 의지를 밝히고 있다. 통합당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를 맞아 발표한 공식 논평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전 정신과 권위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 소통에 대한 의지는 지금의 청년들과 국민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따듯했던 인간미와 소탈한 인품, 열린 생각 이런 것들을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그리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주기 추도식에 황교안 당시 대표 등 지도부가 전원 불참한 것과 비교하면, 극단적 정파주의에서 벗어난 통합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통합당은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연말까지 세비의 30%를 기부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의원 1인당 1600만원 상당을 기부해 감염병 확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과 온기를 나누겠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앞선 당선자 총회에서 세비 일부를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주 원내대표는 “세비 기부는 통합당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통합당의 새로운 시작은 약자와의 동행, 보수의 소중한 가치인 공동체를 위한 헌신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장나래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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