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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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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논란에 실책 자멸까지…다 뒤집은 ‘복덩이’ 라모스의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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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4번타자’의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에 모든 게 뒤집혔다. ‘오심’ 논란으로 역전 득점이 취소된 데다 어처구니없는 ‘실책’으로 자멸하던 LG였다. 그렇기에 더욱 극적인 한 방이었다.

LG는 24일 KBO리그 잠실 kt전에서 9-7로 이겼다. 4-7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9회말 1사 만루에서 터진 로베르토 라모스의 홈런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회말까지 4점을 뽑았으나 3회말 오심 이후 차갑게 식었던 LG 타선이었다. 그러나 ‘연투’ 때문에 주권과 김재윤을 투입할 수 없었던 kt 불펜을 붕괴했다. 끈질기게 싸우고 압박해 반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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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라모스가 24일 KBO리그 잠실 kt전에서 9회말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려 LG의 9-7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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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첫 단추부터 안 맞았다. 오심은 억울할 만했다. 4-4로 팽팽히 맞선 흐름이었다. 3회말 1사 1, 3루에서 유강남의 우익수 뜬공에 3루 주자 정근우가 리터치 후 홈으로 쇄도했다.

최수원 구심은 두 팔을 양옆으로 벌리며 ‘세이프’를 판정했다. 이날 도루 2개(시즌 2·3호)를 기록한 정근우의 ‘발 야구’는 돋보였다.

그러나 이기중 3루심이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포구보다 주자 정근우의 리터치가 빨랐다고 지적, LG의 득점을 취소했다. 류중일 LG 감독이 항의했으나 태그업 플레이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공교롭게 이기중 심판은 7일 문학 한화-SK전에서 스트라이크존 판정 논란으로 2군으로 강등됐던 심판조의 1명이었다. 지난 19일 잠실 NC-두산전을 통해 복귀했으나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LG가 역전에 성공했다면, 흐름은 달라졌을 수 있다. kt 선발투수 쿠에바스는 3회말까지 5피안타 3볼넷 1사구로 불안했다. 이후 LG 타선은 쿠에바스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모든 걸 오심 때문이라고 둘러댈 수는 없다. LG의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LG의 실책은 3개였다. 부실한 수비였다. 1회초(중견수 홍창기)와 5회초(유격수 오지환)엔 실책 후 어떻게든 막아냈으나 삼세번까진 힘들었다.

김대현은 7회초 1사 2루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배정대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2루 주자 황재균을 잡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2루를 커버한 오지환에게 송구한 게 빗나갔다. 황재균은 그 틈을 타 홈까지 달려 역전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LG가 급격히 흔들렸다. 바통을 이어받은 진해수는 어처구니없는 미스플레이를 펼쳤다. 조용호의 내야 땅볼에 1루로 전력 질주를 했다. 1루수 김용의의 토스를 받았으나 발이 베이스에 뒤늦게 닿았다. 기본기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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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격수 오지환은 24일 KBO리그 잠실 kt전에서 4-4의 7회초 1사 2루에 투수 김대현의 송구를 받을 수 없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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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 없이 마칠 수 있던 이닝이었다. 그러나 무려 3점이나 허용했다. 2사 1, 3루에서 정우영이 부랴부랴 투입됐으나 박경수 장성우의 연속 안타에 스코어는 4-7까지 벌어졌다. LG로선 찝찝한 상황이었다.

패했을 경우, 타격이 컸을 터다. 위닝시리즈가 멈췄으며 중위권은 대혼전 양상이 됐을 것이다. 다음 주 대전, 광주 원정 6연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유강남의 볼넷으로 시작해 라모스의 홈런으로 마쳤다. 11승 7패로 단독 2위다.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충만하다.

류 감독은 “선수들이 오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승을 만들었다.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려 각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한 라모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흐뭇해했다. rok1954@me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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