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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19 국면서 메르켈 인기 올라가는데 극우당은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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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서 제3당 부상한 AfD, 지지율 한 자릿수로 떨어져

연합뉴스

지난 16일 베를린에서 통제조치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연행하는 독일 경찰 [EPA=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극우정당이 위축되고 있다.

서구 사회에서 코로나19로 극우 세력이 준동할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잇따르는 것과 달리, 독일에서는 극우정당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2017년 총선에서 12.6%를 득표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처음으로 원내에 진입했다.

연방하원에서 AfD의 의석은 94석에 달한다. 전체 의석은 709석이다.

AfD는 반(反)난민정서와 반이슬람정서를 자극하며 세력을 키워왔다.

이후 AfD는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선전한 반면, 대연정 구성 정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사회민주당은 부진을 이어갔다.

이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기민당 대표직을 미리 내려놓은 원인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 초기인 3월 초 AfD는 국경 및 학교 폐쇄 등을 일찌감치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극우세력은 코로나19 확산의 배경에 이민자가 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기도 했다.

그러던 AfD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공생활 통제조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통제 조치가 길어지는 데 대한 불만을 흡수하려 한 것이다.

최근 몇주 간 주요 도시에서 통제조치의 철폐를 요구하며 벌어지는 시위의 주축은 극우세력이다. 개인 자유 보장을 명분으로 내건 집회에서 전체주의 구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위대는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을 지키지 않고 폭력적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24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날 베를린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집회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아 60명이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 2명이 경상을 입었다.

통제 철회를 요구하는 세력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은 백신을 만들어 팔려는 빌 게이츠의 음모 때문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친(親)러시아 성향의 매체와 소셜미디어가 이런 음모론의 유통처다.

그러나, AfD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포르자의 조사 결과 AfD의 지지율이 9% 정도까지 내려갔다. 총선 이후 한때 20% 가까이 육박하며 기성정당을 위협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반면 총선 이후 지지율이 계속 곤두박질치던 기민당·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40%에 달했다. 공영방송 ARD의 지난 7일 조사 결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만족도는 이전 조사보다 4% 포인트 상승한 68%에 달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기민당·기사당 연합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던 녹색당의 지지율도 16%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집권 세력에 지지가 몰리고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AfD는 내분을 겪으며 코로나19 정국 대응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 정보당국이 AfD의 극우 활동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감시에 나선 가운데, AfD 내 온건파가 강경파 지도자 중 한 명을 최근 제명하면서 당내가 시끄럽다.

브란덴부르크주(州)의 AfD 대표인 안드레아스 칼비츠를 과거 신(新)나치 조직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내친 것이다. AfD는 공식적으로 나치 세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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