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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의선, 자사주 매입 책임투자 소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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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에 '인생투자' 기회가 됐다.

지난 3월 팬데믹 사태로 현대차그룹 주력사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자 943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그룹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두 달만에 17% 이상 수익률을 달성하며 168억원 안팎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매일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23~27일까지 ▲현대자동차 58만 1333주 ▲현대모비스 30만 3759주를 닷새에 걸쳐 순차적으로 매입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 보유지분을 1.81%에서 2.02%로, 현대모비스 지분은 0%에서 0.32%로 끌어올렸다. 당시 지분 매입을 두고 시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가 방어를 위해 대규모 매입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항공·여행주와 더불어 현대차 주력사 주가가 함께 오르면서 정 수석부회장은 165억원 안팎의 평가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올해 초 한 주 당 24만원대였던 주가가 중국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급락하기 시작해 3월 중순께 1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3월 전체를 통틀어 주가가 두 번째로 낮았던 23일(종가 13만 3500원)에 7만 2552주를 대거 매입했다. 이후 네 차례 추가 매입을 통해 30만 3759주를 확보했다.

이런 방식으로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주식도 58만 1333주를 매입했다. 매입 시점 종가를 기준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2개사 주식 매입에 들인 총 투자액은 943억7000만원에 이른다.

5월 22일 종가 기준, 2개사 주가는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 매입시점보다 크게 오른 상태다. 매일경제가 각 매입 시점별 투자액을 합산해 5월 22일 종가와 비교한 결과 현대차에서 89억원 이상(수익률 18.4%) 평가차익이 발생했다.

현대모비스 지분 역시 이와 유사한 16.5%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79억원 이상 평가차익을 얻었다. 두 달만에 2개사에서 평균 17% 이상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당시 지분 매입 시점을 보면 정 수석부회장이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고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포한 후 중순 이후부터 벤츠, BMW를 비롯해 도요타, 현대차 등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유럽·아시아 공장이 속속 셧다운되는 흐름이었다.

글로벌 생산라인이 동시에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에서 현대차 주가의 경우 3월 19일 그룹 주가 역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날 코스피 역시 금융위기 이후 하루 막폭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8.39%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2018년 9월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오른 뒤 이날 최악의 주가 폭락 사태를 경험한 뒤 그룹 주력사 지분 매입전략을 세우고 다음주 월요일인 3월 23일부터 5일 연속 943억원을 쏟아부은 것이다.

두 달 전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펀더멘털이 취약하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 감행한 대규모 지분 매입이 일단 책임 경영 의지와 고수익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재철 기자]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그룹 주식매입 일지>

■3월 23일

현대차(13만9000주), 현대모비스(7만2552주)

■3월 24일

현대차(6만5464주), 현대모비스(3만3826주)

■3월 25일

현대차(28만5517주), 현대모비스(15만561주)

■3월 26일

현대차(5만7464주), 현대모비스(2만9770주)

■3월 27일

현대차(3만3888주), 현대모비스(1만7050주)

■정 수석부회장 평가차익(5월 22일 종가 기준)

현대차=89억2935만8000원(18.4%)

현대모비스=79억2792만7500원(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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