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뉴스톡톡]엔제리너스도 놀란 '반미' 열풍…바뀐 커피맛도 인정받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달 출시 후 20만개 판매, 예상보다 2배 매출 "2030 한끼 공략"

커피도 싹 바꿔…롯데리아와 같은 원두 쓴다고? '천만에'

뉴스1

엔제리너스 반미©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왜 카페에서 베트남 빵이지?"

지난달 엔제리너스가 베트남 빵 '반미'를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갸우뚱했습니다. 커피 전문점 디저트는 케이크와 샌드위치라는 인식이 강한 탓입니다.

그렇게 무심하게 한 달이 흘렀습니다. 어제 자주 가던 스타벅스에 자리가 없어 건너편 엔제리너스에 들렀습니다. 마침 한 20대 여성이 반미를 먹고 있었습니다. 문득 엔제리너스가 반미 판매를 시작했다는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출출함을 느꼈던 저도 에그마요(7500원) 세트 하나를 주문했는데요. 아메리카노를 더한 가격으로 부담은 없었습니다. 직원은 10∼15분 정도 걸린다고 했습니다. 즉석에서 조리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먹어보니 계란이 듬뿍 들어 있어 속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예상보다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양은 남성에겐 부족하고 여성에겐 한 끼 식사로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자 반응이 궁금해 본사 측에 문의했습니다. 엔제리너스 측은 "출시 한 달 만에 20만개가 팔렸다. 예상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라고 답했습니다. 내부 분위기도 고무돼 있습니다. 노력이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엔제리너스에서 반미를 찾는 손님이 늘면 자연스레 커피 매출도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뉴스1

(사진제공=롯데지알에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본업 커피 장사는 어떨까요.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엔제리너스를 고집하는 지인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스벅이 주변에 많아" "그냥 빈 자리 있는 카페 가는데" "엔제리너스보다는 투썸"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엔제리너스와 롯데리아 원두는 같은 것 아니냐?" 자주 들었던 이야깁니다. 사실이라면 엔제리너스를 갈 필요가 없습니다. 동일한 커피를 비싸게 먹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건 '오해'입니다.

두 곳에 공급하는 원두 생산지와 로스팅 기술이 다릅니다. 엔제리너스는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 퓨어 로스팅 시스템'으로 시간과 온도의 정확한 관리를 통해 원두를 생산합니다. 롯데리아 원두가 나쁘다는 이야긴 아닙니다. 커피 전문점 가격이 비싼 만큼 가치가 있다는 논리입니다.

지금도 엔제리너스는 커피 맛을 위해서 당일 개봉한 원두만 사용해 최상의 품질만 고객에게 파는 프레시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원두는 이미 최고급으로 교체했고 로스팅에 꾸준하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언론사에서 바리스타를 대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엔제리너스가 맛있는 커피 1등을 차지했습니다.

그럼 왜 엔제리너스 인지도가 낮을까요. '이름만으로 믿음이 가는 스타벅스' '디저트가 맛있는 투썸' '카공족 맞춤형 할리스'가 있습니다. 반면 엔제리너스를 부를 만한 표현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엔제리너스도 이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겁니다. 원두를 교체하고 반미를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롯데지알에스 입장에서 엔제리너스는 아픈 손가락입니다. 잘나가는 롯데리아와 비교해 인지도가 낮고 매장 수와 실적이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반미 초반 흥행은 성공했습니다. 이제 커피에 공들인 노력만큼 결과물이 나오기만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엔제리너스는 약속했습니다. 커피 고유의 부드럽고 풍부한 향과 신선한 맛을 제공하겠다고. 진짜 약속을 지키는가는 소비자가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엔제리너스 전체 매장 중 가맹점 비율이 90%에 달합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편견으로 피해 볼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passionkj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