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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국 저격수` 오브라이언 "코로나는 `중국판 체르노빌`…홍콩보안법 제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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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최근 부쩍 중국 겨냥 발언을 하면서 국제사회 눈길을 끌고 있다. NSC는 존 볼턴 전 보좌관 이후 한동안 물밑 행보를 이어갔지만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팬데믹(COVID-19 전세계 대유행)을 계기로 '미국 vs 중국 신(新)냉전'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중국 견제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 기업 투자 자제령'에 이어 중국 제재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표적이다.

24일(현지시간)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하루 동안 현지 NBC방송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모두 출연해 중국을 집중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우선 NBC 인터뷰에서는 중국 '양회' 기간 중 공산당 지도부가 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이 계속 법제정을 강행면 미국은 홍콩과 중국을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제재에 앞서 미국의 '홍콩 특혜'를 취소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보좌관은 "중국이 (홍콩을 장악하면) 홍콩은 더이상 아시아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는 것은 큰 실수(big mistake)"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1997년)하기 전인 1992년에 '홍콩정책법'을 제정하면서 홍콩에 대해서는 금융·무역·비자 발급 등 측면에서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 혜택을 적용해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홍콩에는 법에 의한 통치가 이뤄졌고 민간 기업에 대한 자유를 인정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있었으며 민주주의와 지방 선거가 있었다"면서 "홍콩 시민들은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홍콩을 떠나 영국이나 다른 곳을 떠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CBS에서는 팬데믹을 야기해 전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준 중국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것(코로나19)은 중국에서 나온 바이러스"라면서 "우리는 언젠가 HBO(미국 케이블 TV 영화채널)에서 체르노빌 특집처럼 (중국의) 은폐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의 체르노빌(지금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일어난 20세기 최악의 참사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코로나19 은폐를) 지방 정부가 했는지, 공산당 지도부가 한 건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국은 지난 해 11월과 12월, 올해 1월에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알면서도 뒤늦게 세계보건기구(WHO)에 허위정보를 전달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은폐 행위이고 우리는 진상을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기술 훔치기도 지적했다. 보좌관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우리는 백신을 가장 먼저 개발할 것이며 전세계에 공유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 정보를 빼내기 위해 스파이 활동에 관여한다는 보도가 있는데,그들은 미국의 지적재산을 훔친 오랜 역사가 있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최근 부쩍 '중국 저격수'로 나서고 있다. 앞서 11일에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함께 중국 기업 투자 자제령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보좌관은 유진 스캘리아 노동부 장관에게 "미국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연방 공무원 연금기금)는 중국 기업 주식 투자 진행 사항을 전면 중단(halt all steps)하라"는 서한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서한에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FRTIB는 중국항공공업그룹회사(AVIC)와 항저우히크비전 같은 곳에 투자하면 안 된다"면서 "중국 업체는 미국의 재무공개규칙을 지킬 의무도 없기 때문에 기업이 투명하지 않고 투자 리스크가 크며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경고를 낸 바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존 볼턴 전 보좌관의 후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해 9월 18일 임명했다. 당시에는 '슈퍼 매파'로 불린 볼턴 전 보좌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갈등 관계였으며, 보좌관이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고 백악관이 NSC 역할을 줄일 것이라는 현지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볼턴 전 보좌관 후임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전까지는 국무부 인질문제담당 대통령 특사로 활동해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시기에는 국무부에서 아프가니스탄 개혁 문제를 담당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가까운 '폼페이오 사단'으로 분류돼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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