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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부부의 세계' 김영민 "여성에 관한 사회적 화두 던지고 싶었다"[SS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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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김영민(50)이 ‘부부의 세계’를 통해 180도 연기변신으로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 16일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로, 최종회에서 2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비지상파 최고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 극중 김영민이 연기한 손제혁은 고등학교 동창인 이태오(박해준 분)에 대한 묘한 경쟁심과 지선우(김희애 분)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아내 고예림(박선영 분)을 두고 외도를 일삼으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한 몸에 받았다.

종영 후 만난 김영민은 시청자 반응에 대해 “좋은 것만 보려고 노력했다”고 웃으며 “박해준 배우와 함께 욕을 많이 먹어야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욕을 먹을수록 작품이 잘 되는 거여서 모두 작품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vN ‘나의 아저씨’에서 도준영으로 한 차례 외도남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김영민. 하지만 이번 작품에 캐스팅 된 건 OCN ‘구해줘2’ 덕분이었다고. “감독님께서 ‘나의 아저씨’를 보고 연락주신 줄 알았는데 ‘구해줘2’를 보시고 천호진 선생님과 대결하는 부분에서 밀리지 않는 부분이 좋았다고 하시더라. 배우들은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하는 존재인데 저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했다.”

손제혁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 김영민이 가장 중점을 둔 건 ‘지질함’이었다. “태오와의 싸움에서 그 점이 가장 잘 표현된 거 같다. 말투부터 동작, 표정들을 찾아내려 했다. 당연한 듯하지만 말도 안되는 ‘손제혁스러운’ 객기를 만들고 싶었다. 남자들 사이에서 흔히 있을 법한 모습들,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들을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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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역인 박선영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다시 행복해지려 했지만 과거의 상처를 잊을 수 없는 예림과, 자신이 준 상처 때문에 힘들어하는 예림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제혁의 마지막 장면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당시를 회상한 김영민은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땐 몰입하지 않아도 눈물을 흘리는 박선영 배우의 얼굴을 보는 순간 저절로 슬퍼졌다. 그 장면에서 박선영 배우의 그동안 쌓아놨던 작품 안에서의 역사가 보였다. 사랑하지만 용서할 수 없고 상처가 잊혀지지 않는 마음”이라며 “제혁이는 마음잡고 살아가려 하지만 ‘내가 더 잘해볼게’라고 차마 얘기할 수가 없는,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예림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줄 수 없는 모습을 서로의 마음이 잘 교감이 되게 신에 담겨서 좋았다”고 말했다.

고예림과 손제혁은 결국 이별을 택한다. 고예림은 고산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손제혁은 새로운 여자를 만나는 두 사람의 결말은 현실적이었지만 재결합을 예상했던 시청자들에겐 충분히 충격적일 수 있는 결말이었다.

이에 대해 김영민은 “각자의 인생을 어떻게 행복하게 꾸려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거 같아 좋았다. 제혁은 예림이 덕분에 사랑은 놓쳤지만 인생은 되찾은 사람이 됐을 거다. 예림을 통해서 한 사람에 정착할 수 있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해석하며 “잠시나마 제혁으로 살았던 사람으로서 더이상 바람은 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부부의 세계’는 BBC 인기작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원작과의 비교도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였다. 김영민 역시 ‘닥터 포스터’를 봤다고 언급하며 “‘닥터 포스터’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의 심리, 인물 등에 집중한 대사가 많았다면 ‘부부의 세계’는 아내와 남편의 관계, 엄마와 아이의 관계부터 병원 안에서 여성의 사회적 위치 등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 관한 화두로 던질만한 내용을 다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거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부부의 세계’에서 담아내려 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더 큰 것들이 남아있다.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한 여성이 사회에서 느끼는 유리천장, 가정 내에서의 상처받고 배려받지 못하는 마음들에 대한 경각심을 저뿐만 아니라 많은 남성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사회의 변화는 개개인의 변화에서 만들어진다 생각한다”고 소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매니지먼트 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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