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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 쪽지고백, 너 누구냐…軍 필적감정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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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전 경기 군부대 소원수리함서 나온 쪽지에

"확진자와 동선 겹쳐…벌 받을까봐 익명 신고"

장병 2000여명 격리, 전부대원 외출·외박 통제

軍 "처벌 않겠다 해도 안나타나…장난 가능성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지만, 처벌이 두려워 익명으로 신고한다”는 내용의 익명 메모 발견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자수하거나 발견되지 않자 공군이 메모 작성자 필적 감정의뢰에 나섰다.
조선일보

경기도의 한 공군 부대에서 발견된 '코로나 증상 의심' 익명 메모. /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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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관계자는 25일 “소원수리함에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다는 메모를 넣은 익명의 작성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 작성자를 찾기 위해 메모에 적힌 필적 감정을 관련 기관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기도의 한 비행단 소원수리함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으니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달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익명의 작성자는 메모에서 “죄송하다”며 “외출 다녀오는 길에 노래방을 들렀는데 간호사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고,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나고 벌 받는 게 두려워 익명으로 자진 신고한다”며 “전 장병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해달라. 저는 생활관 내에서 격리하고 있겠다”고 했다. 문제의 부대는 메모 발견 직후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했지만, 이상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00여명 넘는 장병들이 사흘 동안 격리됐고 공군은 예방적 차원에서 전 부대원의 휴가와 외출, 외박을 2주 동안 통제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2000명이나 되는 장병들을 익명의 코로나 의심 메모로 모두 검사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메모 작성자가 익명에 기대어 사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했다.

공군은 “처벌하지 않을 테니 자진 신고하라고 했지만, 계속 나오지 않고 있다”며 “감염병으로부터 부대를 지키는 게 중요해 필적 감정 등을 의뢰한 것”이라고 했다. 공군은 익명의 메모가 장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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