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우려가 현실로…이태원클럽發 ‘소리없는 전파’ 6차 감염 확인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술학원강사 감염 등 서울 누계 776명 / 동의 하에 QR코드 입력…이름·연락처·출입시간 등 관리 / 박능후 “클럽 명부 허위기재로 역학조사 어려움 겪어”

세계일보

9일 늦은 밤, 용인 66번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의 모습. 김경호 기자


서울시는 25일 오전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내 확진자가 총 112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24시간 전 집계보다 6명 늘어난 수치다. 이날 시는 이태원발 6차 감염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중랑구 19번 환자인 49세 남성이 6차 감염자다. 그는 앞서 확진된 중랑구 18번의 남편이다. 중랑구 18번은 광진구 13번 환자의 직장 동료다. 광진구 13번 환자는 지난 10일 참석한 경기 부천시 ‘라온파티’ 뷔페 돌잔치에서 프리랜서 사진사로 일했던 택시기사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택시기사는 인천 미추홀구 24번 환자다. 그는 이달 9, 10, 17일 라온파티에서 촬영 작업을 했으며 그에 앞서 6일 미추홀구의 ‘탑코인노래방’에 들렀다. 이 노래방은 인천 남동구 17번 환자인 16세 청소년이 방문했던 곳이다. 남동구 17번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25세 남성 학원강사(인천 미추홀구 15번)의 제자다.

즉 인천 학원강사, 그의 제자, 제자가 방문했던 노래방을 찾은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 사진사가 촬영 작업을 한 부천 돌잔치 참석자, 돌잔치 참석자의 직장 동료, 직장 동료의 가족으로 이어지는 6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관악구에서는 28세 여성이 57번 환자로 등록됐다. 그는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이자 3차 감염자인 인천 미추홀구 24번 환자와 접촉한 관악구 56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동구는 61세 여성이 관내 23번 환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광진구 13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진 13번 역시 미추홀 24번의 접촉자다.

영등포구는 당산동 영등포병원에 입원했던 55세 여성이 관내 32번째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서는 작업치료사가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후 병원 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강북구에서는 수유2동에 사는 53세 남성과 26세 남성이 각각 관내 11·12번 환자로 등록됐다. 이들과 강북구 7번 환자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인 강북구 6번 환자(27세 남성)의 동거 가족이다.

세계일보

지난 9일 늦은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 클럽 입구에는 집합금지명령서가 부착 돼 있다. 김경호 기자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규 환자도 2명 발생했다. 영등포구 31번 확진자인 29세 여성은 지난 21일 두통 증상을 느껴 23일 영등포구보건소에서 검사받고 24일 확진됐다. 미술학원 강사인 이 환자는 지난 22일까지 출근했다. 강서구에 있는 해당 학원에서는 5세 남아가 25일 확진돼 서울시 776번으로 등록됐다.

서울시는 이 학원 원생 72명을 비롯해 총 80명을 검사한 결과 확진이 확인된 남아를 제외한 79명은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시는 음성으로 나온 인원도 추가로 검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이태원발 6명과 감염경로 미상의 2명을 포함해 총 8명이었다. 이 중 5세 남아(서울시 776번)를 제외한 7명은 전날 확진됐다.

이에 따라 서울의 확진자 누계는 776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65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607명은 완치 후 퇴원했고 4명은 사망했다.

한편 정부가 향후 원활한 역학조사 등을 위해 이용자에게 일회용 QR코드를 부여하고 이름, 연락처 등 정보를 4주 동안 보관 뒤 자동 파기하는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정확한 출입자 명단을 확보하여 신속한 방역관리망을 작동시키기 위해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1차장은 “이번 이태원 클럽 조사과정에서 출입자 명부에 허위로 기재한 이용자가 많아 역학조사 수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로 인해 신속하게 접촉자를 파악하여 격리시키는 후속조치가 늦어졌고 그 사이 추가된 전파가 계속 이어졌다”고 전자출입명부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일보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발생한 대구. 대구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앞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대구지역 여러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밀접접촉자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방역당국은 젊은 층 사이에서 ‘소리없는 전파’가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지난 23일 대구시 긴급브리핑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인 대학생 A(19·달서구)씨와 B(19·서울 관악구)씨는 지난 11일부터 21일까지 동전노래방, 지하철, 만화카페, 보드게임방, 식당 등 젊은 연령층이 자주 가는 다중이용시설을 다수 방문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11일 대구에 온 B씨가 11∼12일 사이 A씨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까지 이들의 진술을 기반으로 대구시가 확인한 밀접접촉자는 가족과 지인 등 62명이지만 CCTV, GPS, 카드내역 조사 등에 따라 추가 접촉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