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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회계업계는 지금] <上> 신입CPA 빅4 채용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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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올해 빅4 회계법인 (삼일·삼정·안진·한영)의 신입 회계사 채용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공인회계사(CPA) 합격자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신입 회계사는 빅4에 어렵지않게 취업했지만, 올해는 '미지정'. 즉, 회계법인에 취업을 못 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4대 회계법인은 총 75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채용인원보다 약 29.2%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가장 많은 신입 회계사를 뽑았던 삼정 회계법인은 올해 채용을 작년의 절반 수준인 200명을 계획하고 있고, 삼일 회계법인은 전년보다 10∼15%정도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또 한영 회계법인은 올해 200명 채용을 목표하고 있고, 안진 회계법인은 150명 정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지정 회계사' 나올 수도



올해 빅4의 채용 규모가 전년보다 대폭 줄어든 것은 지난해 워낙 많은 회계사를 채용한 영향이기도 하다. 신(新)외부감사법 시행으로 감사인력 수요가 늘어났고,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소속 회계사 수를 늘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빅4 회계법인은 총 1059명의 신규 회계사를 채용했다. 2019년 공인회계사 합격자가 1009명이라는 점에서 원하면 모두 빅4로 갈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미지정 회계사'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을 1100명으로 결정했다. 단순 비교하면 350여명이 빅4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무리한 증원 부작용이 시작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빅4에 가지 않더라도 로컬이나 공기업, 민간기업 등으로 취업할 수도 있지만 통상 로컬에서 뽑는 신입 회계사수는 많아야 200여 명이다. 회계법인에 취업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합격자 중에서도 군대, 학업 등의 이유로 취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전년도에 취업을 유예한 회계사가 올해 채용시장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올해는 회계사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요 충분 vs 증원 부작용



젊은 회계사들은 '증원 부작용'을 일찌감치 우려한 바 있다. 회계사 합격자 수가 늘어날 경우 감사 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회계사들은 "배고픈 변호사가 굶주린 사자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다"면서 "회계업계에도 이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에 증원이 맞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외부감사 대상 회사 수가 향후 4년간 약 4.22~4.8% 늘어나고,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표준감사시간제 도입 등 신외부감사법 시행에 따라 회계사를 시장에 더 공급할 필요성이 있다고 반박한다.



한국공인회계사도 사실상 증원에 반대하는 모양새다. 회계인력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최중경 회계사회장은 "회계감사에서 감사 보조 인력을 허용하고, 휴업 회계사를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선발인원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올해 신입 회계사 채용시장이 중견 회계법인의 성장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신입 회계사를 모조리 빅4에 뺏겼지만 올해는 중소형 회계법인도 채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회계업계 빅5, 6의 등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현재 빅4 회계법인을 견제할 수 있는 또 다른 대형 회계법인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번에 신입 회계사 채용을 통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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