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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죄 지었으면 벌 받아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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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재주는 곰이…돈은 30년동안 다른 사람이 받아”

“尹·정대협, 위안부 팔아먹어…내가 왜 팔려야 되나”

‘尹 의원직 사퇴’에 대해 “할얘기 아냐…말 안하겠다”

헤럴드경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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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대구)=박상현 기자] “기자회견 한다고 오라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그 사람은 자기가 당당하게 잘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죠.”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참석하지 않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바로 직전 이사장이었다.

이날 2차 회견은 정의연의 회계 투명성 논란을 촉발시킨 이 할머니의 1차 회견 이후 18일 만에 열렸다. 당시 장소도 대구였다. 이 할머니는 이날 회견에서 정의연의 회계 투명성 문제 제기와 더불어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했다”고 주장하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신고를 할 적에 윤미향이라는 간사에게 했다”며 “(같은 달)29일에 모임이 있다고 해 어느 교회에 갔는데 어느 선생님이 정년퇴직하고 돈을 얼마씩 나눠줬는데 그때부터 모금을 하는 걸 봤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다니면서 모금하는 것을 보니 농구 선수들이 농구하는 곳에서 기다렸다가 농구 선수가 돈을 모금했고 그 돈을 받아왔다”며 “(선수들은)이기려고 애를 쓰는데 거기 버젓이 앉아 농구가 끝나면 돈을 걷어 받아 왔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모금이 끝나고)늦은 시간인데 배가 고픈데 맛있는 것을 사달라고 하니 ‘돈 없습니다’(라고 윤 당선인이 말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며 “그래도 모르고 쭉 30년을 함께해 왔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였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을 향해 “정신대는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들인데 생명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를 왜 자기네들이 정신대 할머니와 합해서 쭉 이용해 왔느냐”며 “그것도 당연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왜 내가 이렇게 바보 같이 당하면서 왜 말도 못 했나라고 생각하니 자다가 일어나 펑펑 울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내가 왜 팔려야 되나”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 할머니는 “이 사람(윤 당선인)은 자기 마음대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정의연 이사장 직을) 팽개쳤다”며 “30년을 같이 했는데 한 마디 말도 없이 나가서 맘대로 팽개쳤다”고 말했다. 이어 “속이고 이용하고 ,재주는 곰이 하고 돈은 30년 동안 다른 사람이 받아 먹었다”며 “이런 것도 모르고 무엇을 용서합니까”라며 세간에 회자되는 윤 당선인에 대한 용서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아울러 이 할머니는 “저는 30년간 그거(모금)만 얘기했는데, (최근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이) 줄줄줄 엄청나게 말도 못하게 나왔다”며 “택도 없는 할머니 팔아 갖고 했으니 부정이 아닌가. 이것도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할머니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고생시키고 끌고 다니면서 할머니들 이용해 먹고 뻔뻔스럽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린다”며 “죄를 모르고 아직까지 이렇게 하는데 그것은 다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러나 정대협에서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를 못 한다”며 “이것도 또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1차 회견 전 윤 당선인과 통화했던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 할머니는 “3월 30일 (윤 당선인에게)전화를 했다”며 “미향씨, 이러면 안 되지 않나. 한 번 (만나러)와 보라고, 그러지 않으면 내가 회견을 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주 큰 소리로 ‘당당하게 회견 하라’고 해서 5월 7일 회견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의 국회의원 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의 사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은 제가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했으니까 사퇴를 하든 말든 말을 안 하겠다”고 했다.

의혹 당사자인 윤 당선인은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대구의 한 호텔로 자신을 찾아온 윤 당선인에게 “(다른 일은)법이 알아서 할 것이고, 25일 회견 때 오라”며 2차 회견을 예고했다.

이날 회견에는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때문에 회견 장소도 이 할머니가 1차 회견을 열었던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해당 호텔로 변경됐다. 장소 변경 등의 여파로 회견은 애초 오후 2시 예정이었다가, 4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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