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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소희 “흡연·타투 논란? 과거도 나의 일부, 틀린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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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불륜녀 여다경으로 호평

“원작 보는 순간 작품 성공 예상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존재 대입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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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여다경 역할로 호평 받은 배우 한소희.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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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할머니께서 ‘부부의 세계’가 아니라 ‘또라이의 세계’라고 말씀하신 영상을 봤어요. 다들 그렇게 보고 계시는구나 싶었던 게 저희 할머니도 끝까지 제 편을 안 들어주시더라고요. 너는 도대체 애가 왜 그러냐면서. 작가님이 그렇게 쓰신 거다 말씀드려도 막무가내죠.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고요. TV를 즐겨보시는 할머니 덕분에 배우를 꿈꾸게 됐는데 TV에 자주 나오니 효도하는 기분도 들고요.”

25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배우 한소희(26)는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28.4%)로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에서 불륜녀 여다경 역을 맡아 욕은 실컷 먹었지만 그만큼 인기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극 초반 유부남 이태오(박해준)와 사랑에 빠졌을 때만 해도 화려한 외모로 관심을 모았던 그는, 후반부로 갈수록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로 화제가 됐다. 2017년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로 연기에 처음 도전한 지 3년 만에 ‘대세 배우’ 반열에 들어선 것이다.



“욕먹는 게 당연…할머니도 내 편 안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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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는 ’‘부부의 세계’가 성공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20~30대 젊은층에서도 큰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진 9ato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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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내내 호평이 쏟아졌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연기에 “1%도 만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영국 BBC 원작 ‘닥터 포스터’를 보면서부터 성공을 확신했지만 “혹여 작품에 누를 끼칠까 두려웠다”고. “감독님도, 작가님도, 선배님들도 다 잘하시니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저는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이 두 갈래인 줄 알았는데 지선우(김희애)가 바다에 들어가는 신을 보니 그 안에 환희도 있고, 후련함도 있고, 안정감도 있고, 다섯 갈래 정도는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선배들의 스텝을 잘 쫓아가자, 뒤처지지만 말자 하면서 악착같이 버텼던 것 같아요.”

그가 가장 고민한 부분은 ‘왜 여다경은 이태오를 사랑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다. “유부남 이태오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이태오가 유부남”이라는 전제를 만들고서 감정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금수저 여다경은 특별한 꿈도, 미래도 없는데 맨땅에 헤딩하는 이태오의 열정에 끌리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사실 원작에서 같은 배역을 맡았던 조디 코머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미지가 비슷해서 제작진과 첫 미팅을 할 수 있었고요. 더구나 한국판에서는 2년 뒤 다경이 훨씬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잖아요. 선우와 대립하면서도 동질감도 있고. 처음 병원에서 대면하는 신부터 묘하게 거울로 서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워맨스로 해석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케미가 좋은가보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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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에서 비슷한 길을 걷는 지선우(김희애)와 여다경(한소희).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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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는 ’왜 이태오(박해준)를 사랑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게 첫 관문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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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엄마 연기는 전작 ‘돈꽃’(2017~2018)과 ‘백일의 낭군님’(2018)의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았다고. “제가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지만, 누구나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가 있잖아요. ‘부부의 세계’에서 준영이 집을 나가는 것은 태오가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경의 삶 전체가 무너져내리는 거니까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를 대입해서 연기했어요. 저한테는 가족, 그중에서도 특히 할머니가 그런 존재예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할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거든요.”



“다음엔 불륜 말고 평범한 사랑 하고파”



잇따라 불륜녀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큰 틀은 같아도, 세부적인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각각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답했다. “제가 사연 있어 보이나 봐요. 다음에는 엄마 아빠 다 살아 계시고, 살인마도 범죄자도 아니고, 정말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평범한 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어요. 꼭 사랑이 아니어도 우정, 워맨스, 청춘물도 좋고요.” ‘부부의 세계’ 시즌 2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모든 전쟁을 겪고 난 다경이 다시 사랑에 빠지진 않을 것 같다”며 “아직도 반성하지 않은 손제혁(김영민)의 이야기는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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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는 ’극 중 여다경 캐릭터와 제 실제 성격이 달라서 두 사람을 다르게 받아들여주신 덕분에 그나마 욕을 덜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9ato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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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ㆍ타투 등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과거 사진에 대해서도 쿨한 태도를 보였다. “작품이 잘 되니까 관심을 가져주신 거잖아요.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모두 나인데 어떤 게 나쁘다거나 틀렸다고 할 순 없죠. 지금도 옳게 살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제니(이로은) 또래의 아이를 가진 친구들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부부의 세계’에 몰입하는 것을 보면서 비혼에 더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해요. 누구든 겪을 수 있는 일이니까요. 저 역시 감정적인 사람이라 언젠가 사랑을 좇아 결혼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부부라는 게 사랑으로만 이뤄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해서 쉽진 않을 것 같아요.”

그는 배우로서 한소희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 졸업 후 홀로 서울로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그는 “지금도 종종 그때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매일 아르바이트에 치여 살 때는 제가 무슨 색깔을 좋아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모델 일을 처음 하면서 이런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구나, 이렇게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취향이 생기고 꿈이 생겨난 거죠.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시점부터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으로서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서였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특별해 보이지만 똑같이 밥 먹고, 생활비 걱정하고, 내년 계획 세우고 하니까요. 그래서 천천히 튼튼하게 잘 성장하고 싶어요. 절대로 오만방자해지지 않고.”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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