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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때 놓치면 더 큰 비용”…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선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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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전략회의 ‘戰時재정 각오’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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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왼쪽),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에서 두 번째)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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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전시(戰時) 재정’이라는 말까지 언급하면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결국 나랏돈을 충분히 풀지 않고서는 이번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 채무를 걱정하느라 자칫 허리띠를 졸라맸다가는 위기국면 장기화로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정 지출의 증가에 맞춰 적정하게 세입 기반을 확충하는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 “재정 풀어야 재정 여건 좋아진다” 선순환론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금 과감한 재정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며 재정 투입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판단에는 최근 경기지표의 급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6000명 줄며 외환위기 이후 21년여 만에 가장 감소 폭이 컸고 이달(1∼20일) 수출도 20.3%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 여건이 나쁠 때 나랏돈을 크게 풀면 경기 회복을 거쳐 다시 재정 여건이 튼튼해진다는 ‘선순환론(論)’을 내세우기도 했다. 야당 등 보수 진영에서 나오는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당정청은 토론을 통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견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세입 기반을 확충하고 재정건전성 회복을 도모해 선순환 기반을 구축한다는 큰 방향에 당정청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당정청을 강조하며 기획재정부도 내년까지 재정 확장에 동의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정부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또 다른 근거는 재정건전성 지표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하다는 점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아직 40%대 초반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09.2%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인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은 1차(11조7000억 원)나 2차(12조2000억 원) 추경 때보다 규모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40조 원 이상의 초(超)슈퍼 추경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지출 구조조정 최우선”… 증세 언급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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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 대해 “늘어나는 재정 투입에 비해 나라 곳간을 아끼거나 비축하는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함께해야 한다”며 “불요불급한 지출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말했다. 증세를 통해 적극적으로 세수를 확충하기보다는 일단 새어나가는 돈을 막는 정도로 재정 압박을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부가 1, 2차 추경 때도 지출을 줄일 대로 줄여 놓은 상태라 ‘마른 수건 쥐어짜기’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결국 모자라는 돈은 대부분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재정 전문가들은 약 40조 원 규모의 3차 추경 재원을 모두 국채를 통해 마련할 경우 국가채무비율이 40% 중반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정부가 선진국보다 재정 여건에 여유가 있다고 했지만 한국도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국가채무비율이 한 번 고삐가 풀리면 앞으로 빠른 속도로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정부의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2017년 129조5000억 원에서 올해 185조4000억 원으로 3년 새 43% 올랐다. 다만 기재부 등 재정 당국은 이전과는 달리 청와대의 확장 재정 방침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여력이 있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 순 있지만 중장기적인 세수 확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증세가 투자와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박효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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