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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우람해진 권순우 “강제휴식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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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근력운동, 체중 6kg 늘려

“투어 재개되면 우승, 자신감 솟아”

동아일보

뉴스1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23·당진시청·사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스포츠가 멈춘 현실이 누구보다 더 아쉽기만 하다.

권순우는 코로나19로 세계 스포츠가 얼어붙기 전인 올해 2월까지 4주 연속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대회 8강에 진출하는 등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었다. 지난해 랭킹을 239위에서 88위까지 끌어올린 권순우는 올해도 시즌 시작 두 달 만에 자신의 최고 랭킹인 69위까지 순위표를 거슬러 올랐다. 절정의 기량에서 ‘강제 휴식’을 맞이한 상황이 아쉬웠지만, 권순우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크게 늘렸고, 투어 생활 적응을 위해 영어 회화 공부도 꾸준히 했다. 영화 감상, 자전거 타기 등 미뤄뒀던 취미 활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권순우는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어가 재개되면 우승 한 번은 할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키 180cm, 몸무게 69kg으로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던 권순우는 두 달여 만에 체중을 76kg까지 늘렸다. 주 4, 5회 매일 1시간 이상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근육량을 크게 키웠다. 권순우는 “배에 왕(王)자가 생겼다. 옷을 벗고 다녀도 될 것 같다. 태어나서 지금 같은 몸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권순우의 트레이닝을 전담한 박재영 트레이너는 “힘과 가동성 훈련을 주로 했다. 특히 하체는 맨몸 스쿼트 50개에서 시작해 지금은 쉬지 않고 280개 정도를 한다. 스쿼트 500개를 13분 안에 하는 걸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상위 랭커 선수들을 만나며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올해 2월 멕시코오픈 단식 8강에서는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을 만나 0-2로 졌다. “나달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며 혀를 내두른 권순우는 “특히 메이저 대회는 5세트를 치르다 보니 경기 후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이번 휴식 기간에 기술적인 부분보다 체력과 근력을 키우는 데 주력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ATP투어는 8월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시티오픈을 시작으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권순우는 6월부터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7월에는 미국에서 적응 훈련을 할 계획이다.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 출전도 노린다. 권순우는 “올해 목표는 랭킹 50위(현재 랭킹 70위) 안에 드는 것이다. 내년에는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길게는 세계 100위 안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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