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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코로나는 중국판 체르노빌"… 中 "우린 늑대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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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설전 벌이는 美·中

美안보보좌관 "보안법 제정 땐 홍콩의 금융허브 위치 장담못해"

홍콩 정부는 테러단계 격상 검토

중국이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미국이 연일 거세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홍콩에서 반대 시위가 거세질 조짐이 보이자 홍콩 정부는 테러 경보를 최고 등급으로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홍콩 보안국 리자차오 국장은 전날 홍콩의 테러 경보 수준(총 3단계)을 가장 높은 상(上)으로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리 국장은 "지난해부터 홍콩에서 10건이 넘는 사제 폭발물이 발견됐다"며 "정부는 상황을 분석하고 있으며 테러 경보 수준을 상향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중(中)인 경보 단계가 상향 조정되면 경찰은 테러 고위험 지역을 봉쇄하고 공공장소에서 시민들의 휴대품을 검사할 수 있다. 명보는 이날 "보안법 반대 목소리를 누르기 위해 정부가 테러 경보 수준을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인권 단체들의 반응을 전했다.

미국의 대중 비판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 시각) 미 NBC, CBS 방송 인터뷰에서 "법과 자유, 자본주의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그들(기업)이 홍콩으로 간 이유"라며 "만약 (홍콩 보안법 제정으로) 그런 것이 사라진다면 금융권이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그들(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은폐는 체르노빌(원전 사고)과 함께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공개된 호주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코로나와 관련해 "은폐는 중국 공산당의 본성"이라고 공격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 대해서도 "정말 위협이 된다. 다른 지역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중국 공산당의 능력을 키워주는 셈"이라고 했다.

미국과 협력을 강조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홍콩 보안법을 반대하는 홍콩 민주 진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이 시행되면) 홍콩인에 의한 고도의 자치권 약속은 파산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총알로 공포를 조장하지 말고 홍콩 자치 약속을 지키라"고 했다.

중국도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브라이언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에서 홍콩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일부 정치인이 내는 각종 소음에 대해 미국 측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했다. 그는 "홍콩 입법은 중국 주권 범위 안에 있으며 미국은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다"며 "미국이 기어이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칠 경우 중국은 반드시 일체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반격할 것"이라고 했다.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25일 전인대 상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홍콩 보안법에 대해 "차질 없이 제정할 것"이라고 했다.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 대사는 24일 방송에서 "중국을 '늑대(戰狼) 외교'라고 하는데, 중국이 싸우는(戰) 것은 늑대(狼)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이 늑대처럼 중국을 공격하고 있다는 취지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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