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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KBO판 시몬스’ 마차도, 2할3푼이면 어때…통곡의 벽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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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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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타율 2할3푼을 치면 어떠한가. 수비에서 모든 타구들을 다 막아내면서 ‘통곡의 벽’으로 군림하고 있기에 전혀 문제 없다.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시즌 초반 활발했던 타격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당초 ‘수비형 외국인 선수’로 꼽혔던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으며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개막 이후 첫 8경기에서 타율 3할8푼(29타수 9안타) 3홈런 13타점 OPS 1.072로 생산력을 과시했다. 마차도가 없었다면 롯데의 개막 5연승도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은 당연했다.

다만, 이후 마차도는 타격이 침체기로 돌아섰다. 상대 팀들의 분석이 완벽하게 이뤄지면서 패스트볼 승부는 지양했고 오로지 변화구로만 마차도를 상대했다. 마차도도 이에 휘청했다. 이후 9경기에서는 타율 1할6푼1리(31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OPS 0.558에 그치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2할3푼3리 4홈런 15타점 OPS 0.809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공수겸장 유격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현재 그 기대는 한풀 꺾인 상태. 하지만 롯데가 마차도를 영입한 본래 이유인 수비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를 연상케 한다. 시몬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최정상의 수비를 선보이는 유격수이다. 그만큼 현재 마차도의 수비 활약은 시몬스의 안정감에 버금간다. KBO리그 버전 시몬스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기에 어떤 자세로도 1루에 강한 송구를 뿌릴 수 있다. 수비 범위, 포구 자세, 스텝, 연결 동작, 타구를 쫓아가는 첫 스타트 모두 나무랄 데 없다. 일단 타구 판단이 빠르기에 어느 타구든지 쉽게 쫓아가서 송구하기 쉬운 동작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유격수로는 185cm로 장신이지만 낮고 빠른 타구에는 자세를 최대한 낮추며 시야에서 타구가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자연스럽게 어려운 타구도 쉽게 처리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기록으로도 증명이 된다. 현재까지 마차도는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고 있다. 150이닝 이상을 소화한 유격수로는 박찬호(KIA)와 함께 유이하게 실책이 없다. 수비 하나로 점수를 막아내고 승리에 기여한 횟수도 적지 않다. 지난 24일 사직 키움전 여러차례 호수비를 통해서 키움의 출루 기회를 봉쇄했다. 마차도의 수비가 없었다면 롯데의 2-0 승리도 꿈꿀 수 없었다.

마차도의 영향력으로 롯데의 센터라인 전체가 안정됐고, 수비 역시 탄탄해졌다. 지난해 114개의 실책을 범하며 최악의 수비력을 선보였던 롯데는 올해 5개의 실책만 범하며 최소 실책 1위 팀으로 거듭났다. 타구의 처리 효율을 뜻하는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는 0.686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투수진도 자연스럽게 안정이 됐고, 어이없이 자멸하는 경기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마차도가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단 마차도는 구단의 기대대로 수비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5할 승부(9승8패)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현재 2할3푼대의 타율이라도 타격 사이클을 회복하고 마차도 역시 상대 분석에서 대처방법을 찾아낸다면 타격 성적도 조금이나마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처럼 ‘통곡의 벽’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마차도의 영입은 성공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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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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