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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사우디에선 뺀 美 패트리엇, 한반도 주변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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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중동 국장 기고

"이란보다 북한-중국이 미국에 훨씬 큰 위협"

조선일보

지난 2017년 8월 22일 당시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오산공군기지안에 있는 35방공포여단 패트리어트3 미사일 포대 앞에서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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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중동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철수하는 이유가 북한 때문이란 주장이 나왔다. 북한 김정은의 “핵 억제력 강화” 등 협박이 계속되면서, 한반도와 주변의 미사일 방어망 강화를 위해 중동 지역에서 패트리엇을 빼온다는 것이다.

커스틴 폰텐로스 애틀랜틱카운슬 중동국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의 보수 외교·안보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에 기고한 ‘미국의 패트리엇이 사우디를 떠나는 진짜 이유’란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사우디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철수하는 것은 이란의 위협과 (중동 정세 불안정으로 인한) 유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모든 것은 북한과 중국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사우디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철수와 관련된 질문에 답하다 갑자기 한국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꺼내며 “한국은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는 매우 많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 것도, 이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우디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빼와 한반도와 그 주변에 배치할 가능성이 큰 만큼 방위비를 더 내라는 것이다.
조선일보

패트리엇 미사일/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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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지난 5일 석유시설 보호를 위해 사우디 2곳과 중동 다른 지역 2곳에 배치된 패트리엇 부대가 미국으로 철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밀리터리타임스는 당시 패트리엇 부대의 재배치 여부 관련해 미국으로 미사일 부대가 돌아간 뒤 성능을 업그레이드 해 다른 지역에 재배치될 것이라고만 했다. 당시 중동에서 패트리엇 부대 철수는 이란의 도발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미국 내 중동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러왔다.

폰텐로스는 올 봄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북한이 9차례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고, 북한의 2019년 미사일 실험 성공률이 30%나 증가한 것 등 북한의 미사일 현대화 사업을 거론한 뒤 “사우디에서 패트리엇 부대를 빼내는 일이 놀랄 일이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들(패트리엇 미사일)은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의 더욱 시급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동북아로 이동될 것”이라고 했다.

폰텐로스는 이 같은 패트리엇 재배치가 미국의 중동 전략이 바뀐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에서의 고조된 위협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2018년 미 국방전략서(NDS)에서 국가의 이름을 사용해 위협으로 명시한 유일한 미사일 프로그램”이라며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이란의 것(핵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미국에 위협”이라고 했다. 북한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으로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중국이 미국 위협 서열에서 1위”라며 이는 중국의 경제력과 미국의 국방 공급망을 무력화시키는 정교한 전략, 강력한 선전선동 등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엄포가 중국으로부터 고무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 위협의 배경엔 중국의 뒷받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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