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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의연은 옹호·나눔의집은 비난…불편부당 잃은 여성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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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의혹에도 대응 달라

진중권 전 교수, 비판 나서

헤럴드경제

25일 오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은 이 할머니 기자회견 생중계 모습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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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1987년 창립한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은 전국 7개 지부, 28개 회원 단체로 구성된 진보여성단체들의 연합조직으로, 국내에서 대표 여성 NGO(비정부기구) 중 한 곳이다. 그동안 여성연합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은 물론 한국 사회의 민주적 발전과 인권 향상에도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해 의혹이 불거진 두 단체,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에 대한 여성연합의 입장은 판이하다. 정의연에 대해서는 옹호하고 나눔의집에 대해서는 “규명하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시민사회계 일각에서는 두 사안 모두 여성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고통 받은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특수관계’ 때문에 여성연합이 정의연을 감싸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성연합은 지난 7일 대구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이후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입장을 두둔하는 성명을 세 차례 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회견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정의연은 후원금을 모금해놓고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제대로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후 윤 전 대표와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닷새 뒤인 지난 12일 여성연합은 1차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여성연합은 “국내 최초의 미투 운동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려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지난 13일 열린 수요집회에서도 여성연합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쌓아 온 30년의 역사는 어떠한 모략과 음모로도 지울 수 없다”며 정의연을 두둔하는 성명을 또 냈다. 14일에도 역시 비슷한 성격의 성명을 냈다. 무려 사흘 연속이다. 관련 논란이 계속해서 커지자 여연은 14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입장문에서 여성연합은 “정의연 회계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부풀려져 있다. 일부 회계 처리 미숙이 확인됐을 뿐”이라고만 했다.

이 할머니가 지난 25일 역시 대구에서 2차 회견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30년 동안 이용했다”며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을 비난했을 때 여성연합은 현재까지 침묵하고 있다. 실제로 여성연합은 수요집회 주관 단체이며, 김영순 대표는 정의연 이사다.

반면 나눔의집에 대해 여성연합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4일 “나눔의집은 각종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고, 당국은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성명을 34개 단체 명의로 발표했고, 이를 다음날인 25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지난 19일 나눔의집에서 횡령이 벌어지고 있다는 직원들 폭로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여성연합 등 관련 단체들에 대해 “불편부당하지 못하다”는 내용으로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어용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과거에도 어느 정도 편파성은 있었지만, 권력을 잡아 이권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요즘은 단체든, 매체든 무슨 충성 경쟁을 하듯이 아주 노골적으로 당파적”이라며 “34개 여성 단체에서 진상도 파악하기 전에 일단 스크럼부터 짜고 집권 여당의 당선자를 옹호한다. 어용 단체, 어용 매체들의 수고를 기리기 위해 ‘민주어용상’을 제정하는 게 어떨까”라고 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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