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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검사키트 외면했던 아베, 美서 남아도는 인공호흡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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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과잉생산 1000대 우선 구입

지난 8일 트럼프와 통화서 약속

처음엔 거절, 총리관저가 재결정

코로나 국면 미·일 협조 강화태세

"美는 타진했고, 韓은 없었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산 인공호흡기 구입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2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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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해 5월 26일 골프 라운딩 도중 셀카를 찍었다. [일본 총리관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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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과잉 생산으로 남게 된 인공호흡기를 일본이 사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사히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자동차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 등에 인공호흡기 대량 생산을 지시한 바 있는데, 미국 정부가 일본에 ‘너무 많이 만들어 처치 곤란하다’며 구매를 타진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총리에게) ‘언제든 출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이런 제안을 받은 일본 정부는 처음엔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일본 국내에서도 이미 인공호흡기 증산이 시작된 상태였기 때문에 미국에 "부족하지 않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의료기구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총리관저가 구입할지 여부를 재검토했고,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구입을 결정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리고 아베 총리가 구입 의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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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5월 26일 일본 지바현의 모바라 컨트리 클럽에서 만난 뒤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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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 신문에 “일본으로서는 예비(인공호흡기)가 충분히 있는 게 좋다. 일본제보다 가격도 싸다”며 구입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적으로 1000대 정도를 수입하는 방향으로 양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가 당장 필요도 없는 미국산 인공호흡기를 사들이기로 한 데엔 단순한 의료기구 확보 차원을 넘어 코로나19 국면에서 양국의 협조체제를 더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중간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는 미국 쪽에 기운 듯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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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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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료기구 협력을 둘러싸고는 앞서 한국과 일본 사이엔 한차례 신경전이 있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의 미국산 인공호흡기 구입 소식을 전한 기사에서 “앞서 한국의 문재인 정부도 일본에 코로나19 PCR 검사 키트 제공 등을 검토했지만, 한국 측은 당시 ‘일본으로부터의 요청’을 전제로 했다”고 했다.

또 아베 정권의 간부는 아사히 신문에 “미국 정부로부터는 (인공호흡기 구입에 대한) 타진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로부터는 그런 제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과는 달리 한·일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일본의 요청이 없었다”며, 일본은 “한국으로부터의 타진이 없었다”며 협력 불발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모양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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