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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장수 대적골서 후백제 소형 동종 출토…전북서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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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장수 대적골 제철유적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5.2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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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전북 장수의 대적골 유적에서 후백제 시기 온전한 형태의 청동제 소형 동종(銅鐘)이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한 장수 대적골 유적에서 호남 동부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후백제에서 조선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종합 제철유적이 다수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산154-1번지 일원의 계곡부 평탄면을 따라 넓은 범위에서 확인된 해당 제철유적은 정상부에서부터 5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이번 발굴조사는 3차 조사로, 전체를 가∼마의 5구역으로 나눴을 때 다∼마 구역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이뤄졌다.

그 결과 라 구역의 후백제 문화층에서는 온전한 형태의 청동제 소형 동종이 출토됐다. 숯가마 및 철 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조선시대 건물지도 중첩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지 주변에는 삼국∼고려시대 토기, 청자 조각, 기와 등이 출토된 가운데 후백제 기와가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토된 유물 가운데 청동제 동종은 높이 26.5㎝, 지름 10∼15.6㎝크기로 작지만 일반적인 범종(梵鐘)의 형태를 온전히 갖췄다. 매달 수 있는 용뉴부분에 1개체의 용과 음통이 조각돼있으며 용뉴의 바닥이자 종의 천정부분인 천판의 가장자리에는 입상화문(立狀花文)이 둘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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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수 대적골 유적 라 구역 건물지와 동종.(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5.2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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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가장 상부와 하부인 상대와 하대에는 꽃가지무늬(당초문양·唐草紋樣)가 둘러져 있고 상대 아래에는 4개의 연곽(상대 밑에 붙어있는 네모난 테)이 있는데 각각의 연곽 안에는 9개의 연뢰(연꽃봉오리 형태로 돌출된 장식)가 매우 볼록하게 돌출돼있다.

또 몸체에는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2개의 연꽃무늬 당좌(종을 칠 때 망치가 닿는 자리)가 있고 당좌 사이에는 연꽃자리에 앉아 합장하고 있는 2구의 불보살(佛菩薩)상이 장식돼있는 등 전체적으로 비교적 세련되고 표현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범종은 구리로 제작돼 동종으로도 불리며 시간을 알리거나 공양과 예배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기구다. 소형 동종은 경주지역 등에서 몇 건 출토된 적이 있었지만 전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됐다. 이를 통해 대적골 유적의 다양한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다 구역에서는 제련로(製鍊爐·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가마) 4기, 단야로(鍛冶爐·철 소재를 600∼700°C의 온도에서 가열하는 단야 공정에 필요한 노) 2기, 추정 용해로 1기, 석축시설 1기, 퇴적구(폐기장)가 확인됐다. 상단부인 동쪽을 제외하고 U자형으로 석축을 쌓아 작업공간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제련로는 4기가 중복된 양상이며 둥근 사각형태(말각 장방형)의 상형로로 점토를 이용해 축조했다. 제련로에서는 배재부(排滓部·조업 중에 노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슬래그 등의 불순물을 받아내는 구덩이)와 송풍구 등이 확인됐다. 단야시설과 추정 용해로는 점토와 석재를 이용해 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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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수 대적골 유적 다 구역 제철 작업공간.(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5.2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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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구(폐기장)는 길이 35m, 너비 20㎝, 깊이 2.5m 내외의 규모로 노벽(爐壁), 노내재(爐內滓·제철조업에서 생성되는 철재 중 조업을 할 때 노 밖으로 유출되지 않고 내부에 남은 철재), 유출재(流出滓·제련 공정에서 철보다 녹는점이 낮은 각종 불순물이 먼저 녹아 흘러나와 굳어진 철재) 등이 쌓여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마 구역의 경우 호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거푸집 생산 가마와 퇴적구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간의 조사를 통해 대적골 유적은 철광석의 채석부터 주조(鑄造) 또는 단조(鍛造)에 이르는 일체의 제철과정을 볼 수 있는 종합 제철유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발굴조사 기관은 장수 대적골 유적의 고고학적인 가치를 고려해 앞으로 유적의 성격 규명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학술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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