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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日 중학교, 학생에 ‘아베노마스크’ 강요 논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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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현 한 공립중학교, 중3생들에게 강제착용 알림장 / 놀란 보호자들 철회 요구에 학교 “국가 배포하니 착용” 강변 / 학교, 교육위 대응 지시해서야 “아무 마스크 지참 무방” 사죄

일본의 중학교가 학생들에게 정부가 배포 중인 소위 아베노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알림장을 나눠줘 논란이 일었다.

세계일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오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총리관저에 들어가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


2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사이타마(埼玉)현 후카야(深谷)시 시립중학교는 정부가 전 가구에 2장씩 배포하고 있는 아베노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듯한 문서를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이에 논란이 있자 시 교육위원회는 25일 “강제 불안을 줄 수 있는 표현이 있다”고 학교 측에 대응을 요청했으며, 학교 측은 “각 가정에서 준비할 수 있는 마스크면 상관없다”고 학생 보호자에게 메일을 보내 사죄했다.

시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문제의 문서는 임시 등교일인 지난 22일 3학년 학생들에게 배포됐다. 여기에는 ‘27일 (등교 시) 지참물로 아베노마스크 착용 확인’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특히 개별지도란에는 ‘아베노마스크(착용 또는 지참)’를 잊은 학생은 소인수(少人數)교실에 남는다’라고 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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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권의 결정에 따라 각 가정에 우송되고 있는 아베노마스크. 도쿄=김청중 특파원


이런 내용에 놀란 학부모들이 학교에 문의해 철회를 요구했다. 학교 측은 그러나 “국가에서 배포한 것이므로 착용하는 것”이라고 응하지 않으면서 “아베노마스크는 (학생) 전원이 소지하고 있다”, “화려한 디자인의 마스크를 자랑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의미도 있다”라고 설명했었다.

시 교육위에 따르면 문서 내용은 학교 측이 독자적 판단으로 결정했다. 학교 교장은 취재에 “배려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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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 등에 대한 긴급사태선언 해제를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아베노마스크는 일본 정부가 지난달 코로나19 긴급대책의 하나로 각 가정에 우송(郵送)하고 있는 마스크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와 비교해 아베노마스크라고 부른다. 466억엔이 투입되는 아베노마스크는 가로 13.5 cm, 세로 9.5 cm인 거즈 소재의 마스크로 신축성이 없고 코와 입을 덮을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형태여서 아베 총리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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