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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6년 미제 '삼척 노파 살인사건' 풀렸다···진범 15년 전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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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범 2005년 다른 범행 저지르다 숨져

경찰,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길 계획

중앙일보

장기미제 사건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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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동안 범인을 잡지 못해 장기 미제 살인사건으로 남아있던 ‘삼척 노파 살인사건’의 진범이 마침내 밝혀졌다. 하지만 진범은 이미 숨져 죗값을 물을 수는 없게 됐다.

강원지방경찰청은 2004년 삼척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의 진범이 A씨(당시 25세)인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건은 2004년 10월 2일 삼척시 근덕면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당시 70대 여성 B씨가 자택에서 살해당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는 범인이 물건을 뒤진 흔적은 있었으나 피해자가 금품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겨둬 도난당한 물품은 없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피해자와 원한 관계에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4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이들이 범인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사건이 미궁에 빠지면서 당시 용의 선상에 오른 인물만 3000여명에 달했다.

미궁 속에 빠져 있던 사건은 경찰이 장기 미제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전담팀을 확대하고 지난해 9월부터 사건 기록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서 채취한 담배꽁초와 피해자의 오른손 손톱에서 채취한 DNA 등 증거물과 37권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건 발생 추정 시간대 사건 현장에서 임도로 약 1.7㎞ 떨어진 7번 국도에서 지나가던 차량을 얻어 탄 남성이 용의자로 떠올랐다.



경찰, 장기 미제 해결 위해 최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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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경찰청 벽면에 로카르의 법칙으로 알려진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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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범인이 사건 발생 지역에 연고가 있거나 지리에 밝은 인물일 것으로 보고 수사망을 좁힌 결과, 절도 전력이 있고 사건 당일 차량을 얻어 탄 남성과 비슷한 연령대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당시 차량에서 나온 지문과 A씨의 지문을 대조한 결과 지문이 일치했다. 또 담배꽁초와 피해자 손톱 등 현장 증거물에서 확보한 DNA도 A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A씨는 확인 결과 범행 다음 해인 2005년 6월 17일 강원도 내 다른 지역에서 절도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몸싸움을 벌이다 숨졌다. A씨가 숨진 탓에 경찰은 이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하거나 공소시효가 지난 경우 등에 내려지는 불기소 처분의 일종이다.

경찰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큰 아픔을 겪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피해자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장기 미제 살인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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