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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위장하려 옷 껴입고 귀금속 턴 50대···그를 잡은 건 재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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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경찰서, 상습절도 혐의 50대 구속

금은방 2곳서 1억3000만원어치 훔쳐

올 2월 출소…사전 답사, 훔친 차 이용

춘천 면사무소 갔다 잠복 형사에 검거

중앙일보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성이 지난 10일 전북 익산의 금은방 두 곳에서 귀금속 1억3000만원어치를 훔칠 때 주변 CCTV에 찍힌 장면. 비가 그쳤는데도 우산을 쓰고 있다. [사진 전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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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이 보석으로 유명한 전북 익산의 금은방 두 곳에서 억대의 귀금속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훔친 차를 범행에 이용하고 수차례 사전 답사를 통해 방범 장치가 허술한 가게만 노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에서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40만원을 타러 면사무소에 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익산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상습절도)로 A씨(56)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0시 30분쯤 익산시 영등동 귀금속보석공업단지 내 금은방 두 곳에서 금목걸이 등 귀금속 715점, 1억3000만원어치를 훔쳐 달아난 혐의다. 150m 떨어진 두 가게를 터는 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절도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후 지난 2월 출소했다. A씨는 귀금속 가공·판매 업체가 몰려 있는 익산을 범행 대상지로 삼았다.

이후 지난 4월 두세 차례 익산을 찾아 방범 시스템이 허술하고 귀금속이 많은 금은방을 물색했다. 사전 답사 과정에서 침입 지점과 도주로도 미리 봐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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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절도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성이 지난 10일 전북 익산의 금은방 두 곳에서 훔친 귀금속. [사진 전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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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당일에는 서울에서 훔친 차를 타고 익산에 갔다. 첫 번째 금은방은 미리 준비한 돌로 현관문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가 가방에 1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쓸어담았다.

두 번째 가게에선 유리창을 통째로 뜯어내고 귀금속 1억2000만원어치를 훔쳤다. 이 금은방은 애초 방호문이 없는 데다 천장에 방범 설비가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CCTV도 떼어갔다고 한다.

조사 결과 범행 당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호리호리한 체형을 감추려고 옷을 겹겹이 껴입었다. 비가 그쳤는데도 우산을 쓰기도 했다. 범행 이후 훔친 차는 애초 그가 훔쳤던 서울 모처에 그대로 갖다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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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절도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성이 지난 10일 전북 익산의 금은방 두 곳에서 귀금속 1억3000만원어치를 훔칠 때 사용한 도구들. [사진 전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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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도난 신고를 한 금은방 주변 CCTV를 분석해 강원도 춘천에 혼자 사는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지난 22일 춘천 한 면사무소를 찾은 A씨를 검거했다. A씨가 훔친 귀금속도 모두 회수했다.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A씨)가 재난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면사무소 인근에서 잠복 근무 중 피의자를 검거하게 됐다"며 "혼자 사는 그가 받은 재난지원금은 4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서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계획했다. 훔친 귀금속은 팔려고 했다"고 말했다.

익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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