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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업 체감경기, 코로나19 쇼크서 못 벗어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회복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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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경기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달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비교하면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전망치는 68.9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는 기업인들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6월 전망치는 5월 전망(61.8)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70선을 넘지 못했다. 부문별 전망치는 내수(71.4), 수출(71.1), 투자(77.0), 자금(78.2), 재고(104.8), 고용(85.2), 채산성(76.2)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100) 미만이었다. 재고는 100 이상이면 과잉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2.1), 의류·신발(50.0), 의료·정밀기계(50.0), 비금속 광물(55.0), 금속 및 금속가공(55.2) 순으로 낮았다.

세계일보

지난 25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2공장이 휴업에 들어가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 회복이 더디고 주요국 해외공장이 열리지 못해 판매가 부진하다’고 답했다. 특히 제조업의 자금 사정 전망(73.9)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6.4)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저였다. 한경연은 ‘영업활동이 어려워지며 현금흐름이 위축되는 동시에 금융기관 대출 여건도 악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데도 애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6월 경기 전망이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70선을 밑돌 정도로 낮을 뿐 아니라 과거보다 회복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때는 2009년 1월 최저치(52.0)를 기록한 뒤 두 달 만에 24.1포인트 뛰었는데 이번에 4월(59.3) 이후 9.6포인트 상승했을 뿐이다.

한경연은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이 겹쳐서 경기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고 봤다.

5월 실적치는 70.6으로 6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내수(74.2), 수출(72.0), 투자(76.8), 자금(82.6), 재고(107.3), 고용(84.9), 채산성(78.4) 등 전 부문에서 부진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회복 추이를 예상하기가 어렵다”면서 “자금 지원 절차 간소화 등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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