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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트럼프 "신의 선물" 극찬한 그 약···WHO, 대놓고 퇴짜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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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트럼프가 극찬한 의약품 코로나19 연구 대상에서 제외

세계보건기구(WHO)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실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안전성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차례 극하고 직접 복용까지 하고 있다고 해 주목을 끌었던 약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자료안전감시위원회가 안전성을 심의하는 동안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우려는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며 “말라리아 환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안전한 의약품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왼쪽)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오른쪽)이 3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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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이번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실험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클로로퀸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를 참고해 신중하게 행동하게 보고 있다”며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실험 대상 제외는 예방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되면 연구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가 언급한 연구는 지난 22일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이 발표한 연구다. 랜싯은 9만6032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을 조사한 결과, 복용한 환자에게서 사망 위험도가 34% 증가한다고 밝혔다. 심각한 심장 부정맥 위험 역시 137% 증가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의 선물", "게임체인저"이라고 언급하는 등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라고 홍보하며 알려졌다.

앞서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 넘게 복용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부작용 우려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에 트럼프 대통령은 “평판이 좋고 안전성을 높이는 등 효과가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와 WHO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갈등을 거듭해왔다. 최근엔 WHO가 중국에 편향적이라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지원금을 끊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현지 방송 '풀 메저' 프로그램에 출연해 약 복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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