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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국에 뿔난 트럼프, 또 ‘차이나 바이러스’ 표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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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론 안 쓰겠다” 2개월 전의 약속 뒤집어 / 바이든 ‘친중파’로 규정… “중국에 너무 약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이나 바이러스(China Virus)’라는 표현을 다시 사용했다. 지난 3월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바이러스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꼭 2개월 만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 국가보안법 등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작심하고 중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나선 것이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중국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인 사이에 반중 정서를 확산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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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현충일(매년 5월 마지막주 월요일)에 해당하는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를 다루는 미국 정부의 대처에 관한 평가가 아주 좋다”며 “그런데 이 코로나19는 종종 ‘중국 바이러스’로 언급되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공호흡기, 진단검사, 기타 의료물자 분배에 있어 많은 주지사들이 기뻐하고 있다”며 “(연방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코로나19가 종종 중국 바이러스로 언급되곤 한다’라는 대목은 자신은 그런 표현(중국 바이러스)를 쓰지 않는데 가끔 남들이 그렇게 부르곤 한다는 뉘앙스다. 지난 3월2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더는 (논란으로 인한) 문제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해 ‘중국 바이러스’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자 중국은 격노했고 중국계 미국인과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인종차별적 표현”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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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한동안 안 썼던 ‘차이나 바이러스’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트위터 캡처


최근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위협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와 홍콩보안법 논란을 계기로 미국인 사이에 확산하는 반중 정서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친중파’로 규정한 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것이란 식으로 공격한 게 대표적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들이 과거 중국계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며 거액의 연봉을 챙긴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지난 50년간 조 바이든보다 더 중국에 약하게 군 정치인은 없었다”며 “그는 중국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중국의 품에 안겨줬다. 중국에 특혜를 준 무역협상이 대표적”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이 민주당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개발도상국(개도국) 지위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고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도 민주당 상원의원이었음을 상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모든 것을 원상태로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적어 중국이 WTO 등 세계 무역질서에서 누려 온 ‘혜택’을 모조리 손볼 뜻을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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