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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코로나 이후 투자 전략] Part Ⅱ 산업생태계 지각변동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 언택트가 핵심… 바이오·헬스케어, 원격교육, 5G, AI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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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를 이끌 핫한 산업은 어느 분야일까.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벤처캐피털리스트 등 36명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산업을 조사했다(표1). 결과를 살펴보면 ‘바이오·헬스케어(원격진료 등)’ 분야를 꼽은 답변이 31.9%로 가장 많았다. ‘교육·사무(원격교육, 비대면 오피스 등)’(19.4%), ‘인공지능’( 8.3%) 등의 분야가 그 뒤를 쫓았다. 전경련 측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건강관리와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생활인 교육·사무 분야에서 온라인 개학이나 재택근무를 경험해보며 직접 체감한 기술력과 유망성이 설문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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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기술 선도국들의 수준을 100으로 가정하고 국내 각 분야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엔 가장 격차가 큰 분야로 교통·모빌리티(자율주행차, 승차공유)를 꼽았다(표2). 드론·로봇(61), 스마트팜(63), AI(63) 등 신산업 분야도 상당한 기술격차를 보인다고 조사됐다. 네트워크(88)와 핀테크(81) 등의 분야는 여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지만 여전히 선도국과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할 유망산업 분야를 ‘테크놀로지(T.E.C.H. N.O.L.O.G.Y.)’란 키워드로 요약했다. ‘Transport&Mobility(교통 및 모빌리티)’ ‘Edu-tech(에듀테크)’ ‘Cloud(클라우드)’ ‘Healthcare(헬스케어)’ ‘Network(네트워크)’ ‘O2O(온·오프라인 결합)’ ‘Logistics (물류·유통)’ ‘Operational Tech(제조기술)’ ‘Green Industry(녹색산업)’ ‘YOLO Biz (콘텐츠)’의 첫 알파벳을 조합한 키워드다. 전경련 측은 “다양한 기술을 육성하고 응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의 도약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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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 바이오·헬스케어

비단 전경련의 설문 결과가 아니더라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제2의 반도체’라 불리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발 빠른 움직임도 눈에 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전략을 위해 산업·위기 대응반을 꾸린 정부는 K-방역과 K-바이오 등을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6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대응 전략을 확정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글로벌 공급망 재편대응, 비대면산업 육성, K-방역·K-바이오 글로벌 진출, 산업·통상 글로벌 리더십 발휘를 위한 정책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질서 변화에 대한 종합 전략인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가칭)’도 마련할 방침이다. 성윤모 장관은 “방역 모범국이자 제조 강국의 위상을 활용해 보호무역 타파와 자유로운 인적·물적 교류를 주창하고 관련 의제도 우리가 주도해 끌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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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젠바이오텍 코로나19 진단키트 ‘파워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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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내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인 ‘바이오코리아2020’에선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전 세계 ‘러브콜’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그만큼 K-바이오 기술의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마땅한 백신이 없는 상황에 국산 진단키트가 팬데믹의 유일한 해법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날 특별 세션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임채성 고려대 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진 조기진단과 격리가 방법”이라며 “진단시약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2차 유행 가능성이 제기된 이상 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러브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발 먼저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나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빛을 보고 있다. 현재 씨젠, 오상헬스케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SD바이오센서, 랩지노믹스, 진매트릭스 등 6개 국내기업이 개발한 진단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 승인(EUA)을 획득했다. 수젠텍, 바이오니아, 바이오코아 등의 기업도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필로시스헬스케어, 웰스바이오, 마크로젠, 휴메딕스 등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의 상승세가 독보적이다. 5월 20일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곳 중 5곳이 바이오주로 채워졌다. 진단키트로 이름을 알린 씨젠은 코로나19 이후 위상이 달라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셀트리온제약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시밀러기업 알테오젠도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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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쇼핑에서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브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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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트 기술 중심의 원격교육·진료, 스마트팩토리…

“전국 모든 학교가 에듀테크를 활용한 원격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SNS에 밝힌 일성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 후에도 감염병 상황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 원격수업 시스템과 정보통신 인프라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교육 인프라로 ‘전국 학교 원격교육 설비 도입’을 언급한 것이다. 교육계 일각에선 “원격교육 시행이 팬데믹 이후에도 새로운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가 직접 비대면 의료 도입의 필요성을 제안한 데 이어 대통령이 직접 교육 분야를 강조하며 원격교육과 원격진료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떠오른 언택트(비대면) 기술에 기인한다. 직접적인 대면 없이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하는 언택트 기술은 향후 B2C에서 B2B로 확대가 예상된다. 정부도 한국형 뉴딜 3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비대면 산업 육성을 내세우며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앞서 밝힌 원격의료 분야는 대표적인 언택트 산업이다. 아직 국내법상 규제에서 자유롭진 않지만 우선 통신3사가 5G 기술을 기반으로 전국 주요병원과 협업해 선보인 의료 서비스가 도드라진다. SK텔레콤은 용인세브란스병원을 ‘5G 디지털 혁신병원’으로 구축하고 있다. AI 스피커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간호사와 통화하거나 격리병동 환자를 홀로그램으로 병문안할 수 있는 솔루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본관, 암병원, 양성자 센터, 별관 등 삼성서울병원 전체에 5G 환경을 구축했다. 양사는 5G 디지털 병리 진단, 5G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 5G 수술 지도, 병실 내 AI 기반 스마트 케어 기버(Smart Care Giver) 구축, 수술실 내 자율주행 로봇 등을 개발해 검증했다. 일례로 병실 내 AI 기반 스마트 케어 기버는 KT의 ‘기가지니’를 통해 환자의 음성만으로 병실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수술 시 감염을 막기 위해 5G 자율주행 로봇이 비품을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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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야 외에도 5G의 상용화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등 원격 서비스가 중심인 언택트 산업은 이미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중 최근 주목받는 분야는 단연 스마트팩토리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점차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합해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첨단 지능형 공장이다.

SK텔레콤은 5G통신부문 8대 핵심 사업으로 스마트오피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플랜트, 스마트시티, 의료, 물류·유통, 미디어, 공공안전 분야를 선정하고 2020년을 5G B2B 사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삼성전자, 지멘스 등 18개 기업, 기관과 함께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를 구성했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5G 스마트발전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에는 가장 먼저 ‘프라이빗 5G 네트워크’를 적용할 계획이다. 자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인 ‘팩토리 메이커스’를 출시한 KT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스마트팩토리 및 스마트조선소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도 커넥티드카 영역에 5G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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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스마트팩토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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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주도한 AI

언택트 문화 확산의 중심에는 인공지능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지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 스페셜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미국의 IBM,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자연어 처리 및 첨단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챗봇을 활용해 코로나19 관련 정보제공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챗봇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서비스의 일종으로 전자상거래, 마케팅, 판매, 고객 서비스, 여행, 관광, 금융 서비스, 핀테크, 가상 비서 등 각 분야에서 인력을 대체하고 업무 자동화에 기여하면서 앞으로도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언택트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넷마블 등 IT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 5월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2020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카카오와 넷마블이었다. 카카오는 계열사를 26곳이나 늘리며 지난해 32위에서 올해 2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넷마블도 공격적인 사업 확대로 57위에서 47위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45위에서 41위, 넥슨도 47위에서 42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에 언택트 문화가 더해지며 시대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실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321억원, 영업이익 22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6%, 7.4%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도 올 1분기 매출 8684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사의 실적을 이끈 핵심 사업은 쇼핑과 간편결제, 콘텐츠였다. 이 역시 언택트 소비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일례로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 페이의 거래액은 올 1분기 5조원을 넘겼다. 전년 동기 대비 46%나 증가한 금액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7호 (2020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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