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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부부의 세계' 한소희 "김희애 선배 지선우 그 자체, 눈도 못 쳐다봐"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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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한소희가 ‘부부의 세계’로 함께 호흡한 김희애와 박해준와의 연기 소감을 전했다.

이데일리

배우 한소희. (사진=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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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는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부의 세계’를 마친 뒷 이야기와 소감들을 속 시원히 털어놨다.

그가 출연한 ‘부부의 세계’는 여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의 사랑이라 믿었던 부부의 연과 완벽한 일상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가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다. 1회 6.3%로 시작해 비지상파 드라마 최초 28.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란 역대급 시청률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 한소희는 극 중 지역유지인 여병규(이경영 분)의 외동딸이자 필라테스 강사인 여다경으로 활약했다. 지선우의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와 외도로 가정까지 일궈내 지선우의 완벽했던 ‘부부의 세계’에 균열을 가져다주는 인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한소희는 먼저 드라마가 잘될 거라 예감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맨 처음에는 이 드라마가 잘 될 거다, 못 될 거다 구별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촬영하면서는 확실히 느꼈다”며 “김영민(손제혁 역) 선배님이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태엽이 딱딱 돌아가 제대로 이빨이 맞물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정도로 모두가 이 드라마에 빠져 집중하고 몰입했다. 카메라 감독님조차 장면을 찍을 때만큼은 완전히 집중해 컷 소리조차 못 듣고 촬영에 집중하셨을 정도다. 12회에서 화제가 된 지선우와 이태오의 동침 신은 컷 소리가 나자마자 모두가 일제히 환호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아직 데뷔 3~4년차에 불과한 신인임에도 김희애, 박해준, 박선영, 이경영 등 쟁쟁한 대선배들에 밀리지 않는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소희는 이에 대해 “선배님들의 커리어에 누가 될까봐 두려움이 커서 무기력해지던 때도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여기서 내가 못하면 정말 창피한 일이다, 이 일을 접어야한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실 초반에는 김희애 선배님 눈도 잘 못 쳐다봤다. 김희애 선배님이 기자간담회에서 지선우 역 몰입을 위해 일부러 저와 거리를 두셨다고는 했지만 사실 저 역시 선배님께 말을 잘 못 걸었다”며 “김희애 선배님이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지선우 역에 완전히 몰입을 하신 상태라 제가 괜히 말 걸었다가 그 분위기를 깨뜨릴 것 같았다. 제가 선배님께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서 조심했다. 덕분에 특유의 긴장감을 잘 살려내며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남편 이태오 역의 박해준과는 전혀 다른 온도차를 유지했다고. 한소희는 “해준 선배님은 정말 장난기가 많으시다. 같은 경상도 출신이다 보니 사투리로 제게 말을 거시는가 하면 남동생 대하듯 편히 대해주셨다”며 “아무래도 해준 선배님과는 극 중 사랑해야 하는 사이라 느슨하고 편한 분위기인게 연기할 때 더 좋게 작용하는게 있었다”고 말했다.

화제가 된 여다경과 이태오의 베드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소희는 “리허설을 정말 많이 거쳤다. 모완일 감독님께서는 둘의 베드신이 더러워보이지 않고 아름답게 서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셨다”며 “초반 촬영은 거의 다 베드신이었어서 해준 선배님도 많은 긴장을 하셨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베드신들이 애드립없이 동선이 정확히 짜여져있다보니 ‘액션 연기라 생각하며 편히 임하라’고 해준 선배님이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해준 선배님도 베드신에 많은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셨는지 촬영 전에 푸쉬업을 하는 등 몸 만들기에 노력을 엄청 많이 하셨다. 촬영할 때만큼은 장난도 안치고 집중을 잘해주셔서 잘 따라갈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김희애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한소희는 “얼마나 역할과 상황에 몰입하고 집중하느냐에 따라 판이 바뀌는 것 같다”며 “김희애 선배님은 지선우 그 자체셨다. 제가 감히 말을 못 붙일 정도로 몰입도가 강하셔서 제가 그 스텝에 맞춰 따라가기만 해도 집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께서는 감정치가 50 정도였다가도 제 바스트샷을 찍을 때면 그 감정치가 70~80까지 치솟을 수 있게 연기를 도와주셨다”며 “자신이 집중되는 장면이 아닌데도 상대 배우의 감정이 70~80까지 올라갈 수 있게 더 열심히 임해주시는 게 굉장하지 않나. 그런 배려가 느껴저서 정말 감사했다. 그 배려에 부응하고자 저도 열심히 연기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모완일 감독과의 작업 소감도 전했다.

한소희는 “감독님은 겉으로는 틱틱대시는 것 같아도 사실 되게 여리신 츤데레 스타일”이라며 “저에게 디렉팅 도중 막 화를 내시다가도 끝나고 나면 멋쩍은듯 무심히 ‘잘했어~’ 칭찬을 던져주시곤 한다. 저를 대견스러워해주시는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아빠의 마음이라고 말씀하시더라. 사실 다경이가 배역을 맡은 저마저도 믿음 없이 시작한 캐릭터라 만들어내기까지 고생이 많았다. 정말 감독님들과 제가 머리를 맞대고 한땀한땀 만들어 탄생한 캐릭터”라며 “자식 키우는 느낌으로 촬영하셨다고 들었다. 저 마지막 촬영 때는 감독님 마음이 안 좋으셨던 것 같다. 마지막 신 촬영이 끝난 뒤 ‘수고했어’ 한마디만 하시고 가셨다. 알고보니 인사까지 하면 진짜 끝나는 느낌이 들 거 같아 제대로 인사를 못하셨다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감독님은 제가 살아왔던 인간의 한 부위, 한 사상을 바꿔주신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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