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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獨루프트한자, 26년만에 다시 국유화…12조 공적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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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루프트한자 이사회에 정부 임명인사 2명 배치…민영화 26년만에 코로나19로 다시 정부 간섭 받게 돼 ]

머니투데이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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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적의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가 90억유로(약 12조179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받기로 독일 정부와 합의했다. 유럽연합(EU)이 이를 승인하고 루프트한자 이사회가 조건을 받아들이면 루프트한자 지분 일부가 독일 정부에 넘어가게 된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루프트한자에 모두 90억유로를 지원하고 대신 지분 20% 이상을 확보하기로 했다. 1994년 독일 정부가 루프트한자 민영화를 시작한 지 26년만에 다시 루프트한자가 부분 국유화된 셈이다.

국책은행인 독일재건은행(KfW)이 30억유로(약 4조596억원), 연방경제안정화기금(WSF)이 57억유로를 초반 4% 금리로 지원한다. WSF는 별도로 루프트한자 지분 20%를 3억유로(약 405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루프트한자는 주당 2.56달러에 신주를 발행해 WSF에 지급한다.

독일 정부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건을 제외하고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지분도 루프트한자 경영이 정상화되면 2023년까지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때까지 정부가 임명한 이사 2명이 루프트한자 감독이사회에서 회사 경영 전반을 통제하게 된다. 또 루프트한자가 독일 당국에 이자를 내지 못하면 당국은 5%의 지분을 추가로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이번 합의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EU 반독점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은 "코로나19 위기를 이용해 외국 업체가 헐값에 루프트한자를 인수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당초 루프트한자는 정부에 조건 없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며 국영화를 완강히 반대해왔다. 하지만 루프트한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부분의 장거리 노선 운항을 중단하면서 경영난을 겪자 정부안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루프트한자는 1분기에만 승객 99%가 줄어 12억유로(약 1조6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 "65년 역사상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며 "현재 시간당 100만유로(약 13억2000만원)씩 잃고 있는 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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