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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용수 향한 비난에 진중권 "대깨문"…박유하 "헤이트 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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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2차 가해 역사의 죄인 돼서는 안 돼"

뉴시스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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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겨냥한 일부 네티즌들의 도를 넘은 혐오 발언을 놓고 ‘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우려를 표시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운동 방식을 비판해온 박 교수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렵게 목소리를 낸 할머니가 공격받고 나눔의 집 고발자들의 신변이 위태로워지고 있는 정황이다. 내가 교류했던 할머니는 그것을 예상하고 끝까지 두려워하다가 돌아가셨다"고 적었다.

그는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를 서슴없이 내뱉는 이들은 (위안부 운동) 인맥적 주류의 중심이라기보다 주변에 있는 이들일 것"이라며 "주변에 있었기 때문에 이들에겐 문제가 언제까지고 보이지 않는다. 위안부를 생각해 온(것으로 착각한) 이들이 한순간에 돌아설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전날 이 할머니 회견 내용을 놓고 '대구 할망구' '친일파 나팔수' '역겨운 얼굴'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이 할머니를 겨냥해 "아무도 관심없을 때 함께 한 이들의 등에 칼을 꽂은 것" "할머니 덕에 일본에서 춤을 추겠다" "저 노인네가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 다 바보 만들고" "나라 구한 사람 기자회견인줄"이라며 맹공을 했다.

박 교수는 "진작부터 이의를 제기한 이들이 없지 않았음에도 주류는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라며 "할머니들의 피맺힌 호소가 정작 가 닿아야 할 사람들한테 오히려 배제된 건, 주변인들이 중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운동이 종교가 되고 만 이유"라며 "할머니들에 관한 관심보다 소녀상에 대한 열기가 높았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수천 명을 동원해 이뤄진 김복동 할머니의 거대했던 장례식은 바로 그런 정황의 상징"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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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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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2015년 11월 저서인 ‘제국의 위안부‘에서 ‘위안부의 자발성‘을 언급해 피해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학문의 자유엔 출판의 방법으로 학문적 연구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유도 포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2017년 10월 항소심에서 "왜곡된 사실을 적시해 평가를 크게 훼손시켰다"며 벌금 1000만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할머니 기자회견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소개하며 "대깨문들의 댓글…흐다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그는 또 이 할머니의 전날 기자회견을 '물에 빠져 구해줬더니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격'으로 묘사한 한 지방지 만평을 "사악한 만평"이라고 평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에 "역사의 피해자인 할머니들께 적반하장으로 2차 가해를 하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역사에 대한 대한민국의 상식과 양심이 걸린 사건"이라며 "친일 반일 진영 논리로 가해자를 옹호하는 몰상식은 정당성이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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