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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김종인 첫 인선 파란 예고…통합당 역학관계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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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당직 인선 '쇄신' 방점…당 장악력도 필요

당내 역학관계 이용해 다선 불만 잠재울지 관심

뉴시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 내정자와 면담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0.05.22.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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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래통합당의 쇄신을 이끌어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이 가까워진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가 통합당의 권력지형에도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여 당이 한 번 더 크게 술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내놓을 인선안은 쇄신에 방점을 두겠지만, 당내 역학관계를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본인 리더십은 물론 당내 반(反)김종인 세력을 장악하는데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실상 인선안이 김 내정자가 구상하는 당의 권력지형 밑그림이 될 공산이 크다.

통합당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차례로 열고 임기 관련 당헌당규 개정 등을 통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을 추인한다. 그 다음 절차로 '김종인표 비대위' 인선도 곧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당 내외 인사 9명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은 비대위에는 통상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초·재선 의원 중 각 1명씩 참여하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비대위원 자리는 청년과 전문가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초선 중에서는 김웅·황보승희·김미애·박수영·김병욱 당선자 등이 자주 거론되고, 재선에선 김성원·류성걸·이양수 의원 등이 유력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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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 내정자가 22일 오후 자신의 사무실인 서울 종로구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0.05.2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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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비대위원으로는 4·15총선에서 낙선한 김재섭·천하람·김소연 전 후보, 조성은 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고, 전문가 중에는 금융·예산·고용·복지 등의 각 분야를 대표할 외부 인물이 유력한 가운데 총선 당시 발족했던 '비상경제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곽수종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염명배 전 충남대 교수, 장영철 전 기획재정부 국장,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 이사장 등이 비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내정자는 당의 '간판'인 비대위에는 개혁 성향의 인물을 배치해 대외적으로 쇄신 의지를 천명하되, 당 사무총장과 여의도연구원장, 비서실장, 대변인 등 주요 당직 인사에선 김 내정자의 측근이나 당내 역학 관계를 고려해 배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당 내에 자연스럽게 '가신집단'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으로 친박 출신이나 중진 의원들에게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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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통합당 박덕흠·박대출·장제원 의원 등 3선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로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3선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2020.05.26.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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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직후 김종인 비대위 출범에 대해 일부 친박계 출신 의원들은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에 반대했다.

이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으로 중도 색채가 강화될 것을 우려해 전반적으로 당 내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친박계 출신 인사들의 거부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4·15총선 공천에서도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많이 받은 만큼 친박 출신들이 외부 인사가 전권을 갖고 비대위를 운영할 경우 당 내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더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 내에서 초·재선에 비해 중진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김종인 비대위'에 비토 목소리를 크게 냈던 점도 김 내정자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통합당 3선 의원들도 김종인 비대위 추인을 하루 앞둔 26일 국회에 모여 비공개 모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이날 모임 성격에 대해 당 지도체제 등에 대한 논의보다는 앞으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을 개연성이 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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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5.26.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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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내정자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통합당이 당면한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는 만큼당의 중심축이 영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질 경우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을 억누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통상 3선 의원이 맡는 사무총장으로 수도권 4선 권영세 당선인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김 내정자가 당내 역학 관계를 이용해 이를 제압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종인 내정자를 대체할 만한 '플랜B'가 없을 만큼 통합당이 극심한 인물난을 겪고 있는데다, 비대위 출범으로 당분간 당권 주자는 물론 차기 대권주자들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어 김 내정자가 당내 역학관계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비대위에 실려질 힘이 좌우될 수도 있다. 역으로 김 내정자가 특정 그룹을 배제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 대신 계파나 정치적 성향을 안배한 '탕평책'을 쓰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올 수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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