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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노망난 할망구” “배 아팠냐”…일부 친여 네티즌, 이용수 할머니 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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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 유튜브서 “곽상도 기자회견 기획” 가짜뉴스 / ‘대구 뒤통수’ ‘친일 앞잡이’ 원색적 비난 잇따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을 강하게 비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에 대해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과 친여(親與) 유튜버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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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2차 기자회견 하는 이용수 할머니. 연합뉴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직후인 25일 오후부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친여 성향 네티즌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페이스북 그룹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에는 “이용수 할머니 당신은 새누리당 공천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니까 그렇게 배가 아팠냐”는 글이 올라왔다.

“당신이야말로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면서 “당신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들과 강제동원된 징용공에 대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노망난 할망구’ ‘역겹다’ 등 원색적인 표현도 등장했다.

앞서 게재된 또 다른 글에는 “이 할머니가 결국 대형사고를 쳤다”며 “이 할머니는 돌아가신 위안부 희생자 할머니들과 생존해 계신 위안부 희생자 할머니들의 명예까지 더럽혔다”고 이 할머니를 향한 원망을 드러냈다. 또 “이래서 대구 사람은 뒤통수의 달인”이라며 “30년간 돌봐드리며 대내외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한 윤 당선인과 정의연 봉사자들의 뒤통수를 쳤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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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 캡처


유튜브채널 ‘시사타파TV’에서는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이종원 대표가 자신의 주장을 ‘음모론’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할머니 말에 두서가 없다”며 “기획자가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채널 ‘새날’에서는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 할머니 곁에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있었다”며 곽 의원이 기자회견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는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기자회견 당시 이 할머니의 휠체어를 밀며 보좌한 사람은 민주당 소속 임대윤 전 대구시장 후보였다.

이 방송 출연자는 “함께 투쟁한 위안부 할머니를 ‘더럽다’라고 한 이 할머니 말은 진심이 아닐 것”이라며 “윤 당선인과 관계를 생각한다면, 이 문제가 역사적으로 해결되길 위한다면 더 늦기 전에 멈춰 달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네티즌은 이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당시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를 이 할머니의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들 유튜브 방송과 이 할머니 기자회견 관련 기사에는 “친일앞잡이 늙은 여자”, “노인 대우를 해주기 위해서는 그만한 인격이 있어야 한다”, “친일적폐들의 수작은 우리 지지층의 분열을 바라는 것” 등 기자회견의 의도를 의심하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자성을 촉구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페이스북 ‘민주당 당원모임’에 댓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몇십 억 국세청에 누락된 부분 등 검찰에서 밝혀지겠지만 하루빨리 모두가 수긍할 수 있게 소명해야 한다”며 “여당도 지켜보자는 것보다 윤 당선인을 설득해서라도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더 큰 일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에 동조하며 “현금 출처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 현금(후원금)을 부도덕하게 썼다면 벌 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전날(25일) 대구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과 윤 당선인으로부터 “30년간 모금에 이용당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을 향해 “정신대 할머니들 운동을 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하고 자신의 사리사욕 채우려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 이 할머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팔았다”라며 “내가 왜 팔려야 되느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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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연합뉴스


윤 당선인을 겨냥한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민주당은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당내에 “개별 의견을 분출하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는 자진 사퇴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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