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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네덜란드 총리, 봉쇄령 준수로 모친 임종도 못지켜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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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최측근은 자가격리 어겨 / 퇴진 여론에도 “수용 못 해” 일축 / 정부부처 차관 항의사퇴 이어져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이를 대하는 지도층의 자세에도 이목이 쏠렸다. 네덜란드 총리가 최근 봉쇄령을 지키다 모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사실이 알려진 반면 영국 총리의 최측근은 이동금지령 위반 관련 논란에 휘말렸다.

세계일보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네덜란드 총리실은 마르크 뤼테 총리가 요양원 방문을 제한한 봉쇄조치 때문에 96세 모친이 지난 13일 숨을 거둘 때 곁에 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뤼테 총리의 모친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요양원에 머물고 있었다. 총리실은 “뤼테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같은 날 영국에서는 이동금지령을 어겨 여론이 악화한 도미닉 커밍스(사진) 총리 수석보좌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행동이 “합리적이었으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일축한 뒤 “정치권의 사퇴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커밍스는 지난 3월 말 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런던 자택에서 400㎞ 떨어진 북동부 더럼 지역으로 이동했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시기로, 커밍스 역시 이때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며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보냈다. 그런데 이 기간 수백㎞를 이동해 가족들과 함께 지낸 것이다.

커밍스는 기자회견에서 “3월27일쯤 아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총리실에 상황을 간단히 전달하고 즉시 총리 관저에서 나와 집으로 운전했다”고 해명했다. 자신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4살 아들의 육아를 담당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부모가 있는 더럼으로 이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논란은 정부부처 차관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더글러스 로스 영국 스코틀랜드 담당 정무차관은 커밍스 보좌관 문제와 관련해 차관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지역구에는 정부 지침을 준수하느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이들, 함께 애도하지 못한 이들, 아픈 친척을 방문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24일 영국 공무원 트위터 공식 계정에 총리를 겨냥한 비판 트윗이 올라와 정부가 당사자 색출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공무원은 트위터에 “오만방자하다.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기분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나”라고 썼다. 주어가 생략됐지만 존슨 총리와 커밍스 보좌관을 비판한 문장으로 해석됐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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