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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나흘만에 최소 14명…쿠팡 물류센터발 잇따른 확진에도 당국·쿠팡 “택배 수령 감염 걱정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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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택배 수령 시 코로나 전파 가능성 상당히 낮다” / 쿠팡 “당국과 함께 강력한 방역조치와 전수조사 돌입”

세계일보

26일 오후 경기도 부천 소재 쿠팡 물류센터의 전경. 부천=뉴스1


경기도 부천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를 둘러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4명으로 늘었다. 23∼ 26일 단 나흘 만에 근무자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파생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족과 지인 등도 속속 등장한 결과다.

서울 강서구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인 30대 여성이 26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은평성모병원의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강서구 34번째인 이 환자는 직장 내 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3일 증상이 나타난 그는 이날 오전 이대서울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의 가족에게 자가격리를 지시하고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중 첫번째 확진자는 43세 여성(인천 부평구 24번, 인천 142번)이다. 이 근무자는 17세 아들(부평 25번, 인천 143번)과 함께 지난 23일 확진됐다.

이어 24일에는 30대 여성(경기 부천시 87번)가, 25일에는 부천 거주자인 38세 남성(부평 26번, 인천 147번), 34세 여성(부천 88번)이 잇달아 확진됐다. 이날 역시 강서 34번뿐만 아니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사는 45세 여성(구로 38번),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32세 남성(관악 58번), 인천 부평동에 사는 24세 남성(부평 27번, 인천 148번)과 20세 여성(부평 29번), 경기 파주시에 사는 50대(파주 9번), 인천 계양구 작전서운동 주민(계양 12번) 등 근무자가 최소 7명 확진됐다.

또 부천 87번의 접촉자이지만 물류센터 근무자는 아닌 인천 계양구 계양3동 거주 50세 여성(계양 10번, 인천 149번)과 10세 딸(계양 11번)도 이날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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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기도 부천 소재 뷔페 식당 라온파티하우스의 모습. 부천=뉴스1


방역당국은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중 첫 환자가 아들과 함께 지난 9일 지인 가족의 돌잔치 참석차 부천의 라온파티하우스 뷔페 식당을 방문한 점에 주목하고 감염 경로를 추적 중이다. 이 뷔페 식당은 서울 이태원을 다녀왔으나 거짓말을 해 물의를 빚은 인천 학원 강사에서 비롯된 4차 감염지로 분류된다.

한편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연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택배를 받아야 하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질본)는 “걱정할 필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권준욱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 이송되는 배달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는 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되지는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택배 수령 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에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이 되면 확진자를 중심으로 물류 이동경로 등을 추적조사해 볼 의향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호흡기 또는 엘리베이터(승강기) 버튼 등과 관련한 감염 가능성은 있었지만, 택배 물건에 대한 수령 시의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인한 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외 전문가들도 국내 질본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 감염병 전문의인 프랭크 에스퍼 박사는 “우편과 택배 등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연구한 결과 없었다”며 “우편과 택배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 존스홉킨스 건강센터의 아메쉬 아달야 박사도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당한 기온과 습도가 필요하고 자외선을 피할 수 있어야 하는데, 택배상자에서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 역시 택배 상자를 통한 전염가능성에 대해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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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도 부천시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부천=뉴스1


쿠팡 측은 당국과 함께 강력한 방역조치와 센터 직원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쿠팡은 택배로 인한 감염 우려에 대해 “고객이 주문하신 상품은 배송 전 최종 단계에서 한 번 더 소독하고 있어 안전하다”며 “단 한 명의 고객도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물류센터 모든 직원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해왔고 센터에선 날마다 방역을 하는 한편, 모든 직원이 쓸 수 있는 충분한 분량의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비치했다는게 쿠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쿠팡 물류센터에 들어올 때 이미 포장된 상태로 입고되기 때문에 직원이 상품을 직접 접촉할 수 없다”고도 전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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