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0365906 1182020052760365906 05 0501001 6.1.12-RELEASE 118 오마이뉴스 59876545 false true true false 1590543950000 1590544213000

강정호의 징계, 또 솜방망이 선례만 남겼다

글자크기

[주장] 규약 개정 전에 사건 발생... 야구팬들 반응은 여전히 싸늘

오마이뉴스

▲ 한국야구위원회(KBO) 최원현 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핵심 타자로 활약했던 강정호 징계 여부 관련 상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 시절인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으며 과거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한동안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했다.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열린 KBO리그 상벌위원회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2015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강정호(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대한 징계를 논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KBO 상벌위는 강정호에게 유기실격 1년에 에 대한 징계를 논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KBO 상벌위는 강정호에게 유기실격 1년에 사회봉사 300시간이랑 제재를 내렸다.

5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선수 신분이었던 강정호에 대한 징계가 논의되는 이유는 2016년 겨울에 있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강정호는 서울에서 음주운전으로 물리적 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았는데, 이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과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시절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정호의 이전 음주운전 2회는 KBO리그 선수 신분일 때 적발되었지만, 당시 KBO리그에 보고된 바가 없어서 그동안 징계하지 못했다. 3번째 적발 때에는 메이저리그 신분이었는데, 이 때는 대한민국 법원의 실형 선고와 미국 정부의 취업 비자 발급 거부가 있어서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양측 모두 징계하지 않았다.

강정호의 음주운전, 다른 음주운전과 강도가 다르다

그동안 KBO리그 다른 선수들도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지만, 강정호 사례는 좀 다르다. 강정호는 2009년과 2011년에 이미 두 차례 적발되었지만 당시 리그에 보고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했다.

2016년 겨울에는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물리적 사고를 냈다. 사고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면서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다. 검찰에서 벌금 1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유명인의 음주운전 3회 누적이다보니 사건이 법원까지 넘어가면서 취업 비자 재발급도 거부됐다.

강정호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는 항소기각으로 실형이 유지됐다. 이전 소속 팀 파이어리츠에서는 강정호의 경기력 회복을 돕기 위해 도미니카 공화국 윈터리그에도 보내줬지만, 타율 0.143에 31삼진이라는 초라한 모습으로 방출됐다.

미국으로부터 취업 비자 재발급을 거부당했던 강정호는 1년을 통째로 날리고 나서야 겨우 비자를 받았다. 미국에서 4주 동안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을 거친 뒤에도 부상 등으로 복귀가 늦어져서 2018년 시즌 막판에 겨우 복귀전을 치렀다.

기본 4년 계약이 만료되었지만 파이어리츠는 옵션 행사 대신 계약 조건을 수정하는 방법으로 강정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그러나 강정호는 2019년에도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결국 시즌 도중 방출됐다.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추진했으나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계약은 무산됐다.

원정 도박 혐의를 받은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한신 타이거즈와의 계약이 종료되었던 시점이라 임창용(은퇴) 등과 같은 시기에게 미리 징계가 결정되었지만, 강정호의 경우는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징계를 즉시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강정호가 방출된 후 메이저리그에서 진로를 찾게 되면서 KBO리그 상벌위원회는 미뤄지게 됐다.

원칙대로라면 3년 징계, 문제는 사건 발생 시점과 규약 개정 시기

KBO리그의 야구 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 항목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누적 적발이 되었을 경우 최소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처분을 받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원칙대로라면 강정호는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처분을 받는 것이 맞다.

문제는 이 야구 규약의 개정 시기다. 3회 누적과 관련된 규약 개정은 2018년에 추가된 항목인데, 강정호의 적발 이력은 2016년 12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KBO리그 상벌위원회에서는 강정호에게 3년의 유기 실격은 소급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 한 것이다.

규약이 개정되기 이전의 음주운전 징계 사례들 중 출전 정지 이상의 징계가 적용된 사례들을 들어보면 2013년의 김민우와 신현철(이상 히어로즈)은 각각 3개월과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신현철은 유기 실격). 2015년 정찬헌(LG 트윈스)은 63경기, 2017년 윤지웅(LG 트윈스)은 72경기의 징계를 받았다.

2018년 규약 개정 이후 음주운전과 관련된 징계가 강화되었지만 이후 적발되었던 선수들의 사례를 들어보면 그렇게 크게 강화된 내용도 아니다. 2019년에 윤대영(LG 트윈스)이 50경기, 강승호(SK 와이번스)가 90경기 그리고 박한이(전 삼성 라이온즈)가 90경기 유기 실격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박한이의 경우는 은퇴를 선언하면서 유기 실격의 효력이 사라졌다.

만일 강정호에게 원칙대로 3년의 유기 실격이 적용되었을 경우 강정호는 2017년의 실형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소송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강정호는 취업 비자의 재발급 시점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항소까지 했으나 1심의 선고가 2심에서도 유지됐다.

KBO리그의 상벌위원회에는 경찰 1명과 법조인 2명도 포함되어 있다. 리그 관계자 및 야구인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의 판례를 찾아봤을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는 3회 이상 누적 적발에 대한 새로운 항목이 생기기 전의 사례였기 때문에 이를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었다.

결국 사건의 발생 시점과 규약의 개정 시점 그리고 상벌위원회의 개최 시기 등이 모두 애매모호하게 되면서 확실한 원칙을 적용할 수 없었다. 다만 강정호가 원칙상 해외리그 팀들과의 협상도 가능한 신분이기 때문에 유기 실격은 현재 진행 중인 오승환의 징계 적용과 마찬가지로 KBO리그 구단들과의 계약이 확정된 이후부터 적용된다.

복귀 신청서 제출했던 강정호, 향후 진로 경우의 수는?

사실 강정호가 지난해 시즌 도중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되었던 이후 그는 일단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찾고 있었다. 현지에서 유학 중이던 교민과 결혼했던 만큼 일단은 미국에서 진로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실전 감각이 2년 이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그에게 큰 관심을 갖는 구단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겼다. 메이저리그는 현재까지도 개막 일정 및 시즌 운영 방침에 대해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다르게 대한민국과 대만은 관중은 없지만 프로야구 리그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정호가 KBO리그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이전 소속 팀의 임의탈퇴 신분으로 분류되며 현재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역시 이렇게 돼 있다.

보통 임의탈퇴 해제 신청은 구단에서 하지만 선수 개인이 해도 문제가 없다. 키움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히어로즈 시절에 이미 2번의 음주운전이 적발되어 팀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강정호를 활용하자면 팬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키움에서는 강정호의 거취에 대해 주저하고 있었고, 일단 강정호는 개인 자격으로 임의탈퇴 복귀 신청을 한 것이다.

다만 임의탈퇴 해제 신청을 한 것이지 아직 강정호가 키움과 선수 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 강정호가 국내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관계로 키움 입장에서도 강정호와의 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분위기이며, 트레이드를 추진한다고 해도 다른 팀에서 리스크를 감안하고 받아줄 가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상현(전 kt 위즈)의 경우처럼 임의탈퇴를 해제하고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풀어주는 방법도 있다. 이럴 경우 다른 팀에 가더라도 그 팀은 보상선수에 대한 걱정 없이 계약을 할 수 있다. 다만 유기 실격 기간은 새로운 팀에서 계약을 하는 시점부터 적용이기 때문에 1년 동안 출전시킬 수 없는 30대 중반의 선수와 계약을 할 팀이 있을지 알 수 없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FA 신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일정이 변경되는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에 한정하여 로스터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시즌 후반기의 상황에서도 강정호가 쉽게 계약을 하지 못한 이유가 취업 비자 문제인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다.

물론 키움 측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강정호를 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강정호의 수비 포지션인 유격수와 3루수 자리의 현 전력 상황을 감안하면 그렇다. 유격수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얻는데, 이미 도전 의사를 밝혔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3루수는 외국인 선수 테일러 모터를 영입했는데, 기량이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SNS 언행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결국 또 솜방망이 징계, 머나먼 일벌백계 확립의 길

강정호에게 내려진 징계는 그가 KBO리그의 구단과 계약하는 시점부터 적용되며 정규 시즌 144경기 출전정지는 물론이고 기간 도중 포스트 시즌 출전도 금지된다. 1군 경기 출전정지와 함께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도 금지되며 출전정지보다 강도가 높은 유기 실격이기 때문에 구단 훈련이나 연습 경기 등 모든 야구 관련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징계 해제 후 복귀를 희망한다면 개인 훈련만 할 수 있다.

다만 최근에는 구단들이 KBO리그 상벌위원회의 징계와는 별도로 구단 차원의 징계를 추가 부과하는 사례가 있긴 했다. 최근 키움에서 구단 차원의 징계를 부과했던 대표적 사례로는 안우진이 있다. 안우진은 휘문고등학교 재학 시절 후배를 폭행했던 혐의가 뒤늦게 드러났는데, 이 때 KBO리그는 드래프트 지명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이에 키움 측에서 자체 징계로 5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강정호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선웅 변호사는 상벌위원회에 참석하여 강정호의 입장을 변론했다. 강정호의 친필 서명을 포함한 A4용지 2쪽 분량의 반성문을 준비하여 상벌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징계가 발표된 이후 에이전트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팬들 앞에서 진심으로 사과하는 시간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는 있다. 지난해 오승환의 경우 계약을 발표했던 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팬들과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사과보다는 각오를 드러냈던 시간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일단 강정호의 거취에 대해서는 키움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계약을 결정하는 것도 키움이고, 구단 자체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것도 키움이 권한을 갖고 있다. 키움이 강정호와 계약할 경우 빠르면 2021년 5월부터 뛸 수 있는데, 구단 자체 징계 수위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이번 강정호의 징계 발표는 여러 모로 아쉬운 점을 남겼다. 규약 개정 이전의 사건이라면서 이전 규정으로 소급 적용하여 피해가는 모습만 보이면서 원칙대로 일벌백계하는 모습도 없었다. 분명히 규약을 통해 원칙을 확립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경우를 들어 예외를 만들어가려는 모습이 또 나올 수 있다.

KBO 상벌위원회 결정으로 강정호는 야구인생을 조금이나마 이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현재 강정호를 바라보는 야구 팬들의 눈빛은 싸늘하다. 이런 가운데 향후 강정호의 거취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되고 있다.

김승훈 기자(stepan2k@nate.com)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