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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N인터뷰] "배우인생 도약점"…'부부의 세계' 심은우가 얻은 확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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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열연한 심은우가 지난 2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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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부부의세계'는 제게 도약점이에요.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자신을 얻었죠."

배우 심은우(28)는 이달 중순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에서 민현서 역할로 열연하며 단숨에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은 배우다. 지난 2016년 드라마 '원티드'로 데뷔해 독립영화와 작은 배역을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아스달연대기' '수상한 파트너' '라디오 로맨스'에 이어 '부부의 세계'를 만나 꽃을 피웠다.

심은우가 '부부의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신선한 마스크와 서늘한 매력, 그리고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극중 그가 맡은 민현서는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 분)의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다가 지선우(김희애 분)의 도움을 받으며 동시에 그의 조력자가 된다. 거래를 주고 받던 관계는 유대관계로 발전한다. 신분도 입장도 다른 두 사람은 친구가 될 수는 없지만, 서로가 거울처럼 닮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은우는 서사가 담긴 눈빛과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안타까운 피해자이자 쓸쓸한 조력자이며 여다경(한소희 분)을 속이는 모습은 능청스럽다.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자신의 대표작을 만들었다. 드라마 후에는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노래실력을, '온앤오프'에서는 또 다른 직업인 요가강사의 일상을 공개하며 반전매력으로 화제몰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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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열연한 심은우가 지난 2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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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를 마치고 다시 차기작을 준비 중인 배우이자 요가강사의 일상으로 돌아간 심은우를 만났다. 사랑받으며 연기를 하는 것의 기쁨을 알았고 또 자신의 무명시절이 헛되지 않았다는 조금의 확신을 가졌다며 웃었다. 겨울철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위태로이 앉은 듯한, 민현서를 만나 행복했다며 민현서 역시 씩씩하게 잘 살고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하 심은우와의 일문일답.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확실히 많은 이들이 알아보고 지켜봐주는 작품을 하고 있다는 건 남다른 에너지를 얻을 것 같다.

▶너무 기분 좋다. 그동안 매 작품 최선을 다 해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부부의 세계'는 현서가 되기 전부터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촬영에 임하면서 너무 행복했고,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 작품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다들 엄청 사랑을 해주시고 관심을 주시는 것 아닌가. 내가 너무 좋아하는 걸 사람들도 다 예뻐해주고 잘 한다고 해주면 기분 너무 좋지 않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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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열연한 심은우가 2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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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는 어떻게 만났나.

▶고향은 강원 동해시이고 서울에 있다가 작년에 여름에 양양에서 서핑도 배울 겸 머무르고 있었다. 양양 서핑숍 일도 하고 서핑도 배우면서 지내고 있는데 오디션 연락을 받았다. 서울에 올라와서 오디션을 보고 현서를 만났다.

-경쟁률은 어느 정도였나.

▶정확히 숫자는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현서 역할이 되고 나서 감독님이 '다른 건 몰라도 자부심 가질 만한 것은 정말 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봤고 이름있는 배우들도 하고 싶어 했던 배역이다'라고 하셨다. 약간 '으쓱'했다.(웃음)

-현서 역할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 그만큼 많은 배우들이 탐낸 것 같다.

▶정말 매력이 있는 캐릭터인 것 같고, 기존에 한국드라마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다양한 면도 보여줄 수 있고 감정선도 다양하다. 나도 오디션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하고 싶더라.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연기를 하는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더라. 나도 너무 욕심이 났고, 누가 돼도 배가 아플 것 같았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되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3차 오디션까지 보고 작품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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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열연한 심은우가 지난 2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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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의 전개를 얼마나 알고 있었나.

▶결말은 몰랐고 (지선우의) 조력자가 된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현서를 준비하면서 그린 이미지는 되게 추운 겨울에 앙상한 나뭇가지가 있고 그 위에 앉은 새 한 마리 였다. 위태로워 보이고 위험한데 떨어지지는 않는다.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지만 날아가지 않는. 인규를 떠나지 않은 건 현서의 의지라고 생각했다. 나약하고 자기 주장이 없어서 인규를 못 벗어나는 게 아니라, 인규를 괜찮은 남자로 만들고 싶은 착각에 의한 의지로 떠나지 못 한 거다. 나약해보이지만 나약하지 않은, 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이학주의 무서운 눈빛연기가 압권이더라.그 눈빛을 받는데 무섭진 않던가.

▶슛 들어가면 무서운데, 그건 학주오빠가 연기를 너무 잘 해서 그런 것 같다. 평소의 학주오빠는 그냥 '이학주'다. 너무 따뜻한 사람이고 동네 오빠같다. 오빠가 연기 몰입 '온/오프'가 빠르니까, 나도 바로 '이건 연기다'라고 생각하고 임할 수 있었다.

-인규를 떠나지 못하는 현서의 모습에 답답하다는 반응도 있더라.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어땠나.

▶나는 현서가 이해됐다. 연기하면서 만난 캐릭터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한다. 그게 풀려야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태오처럼 욕을 많이 먹는 캐릭터라고 해도, 연기하는 배우는 이태오를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것처럼, 나도 현서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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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사랑해서 그래요'라는 대사. 처음에 인규와 현서가 처음으로 같이 나오는 장면은 차 보닛에 처박히는 장면이다. 왜 이렇게 못 벗어나나 생각할 수 밖에 없잖나. 선우도 현서의 집에 와서 구해준다. 현서는 왜 저렇게 살까. 사랑해서 그런 거다. 인규가 원래 그렇게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게 현서의 이유다. 현서를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성과를 얻었는데.

▶나의 지난 시간들에 감사했다. 데뷔를 해서 독립영화, 작은 역할들을 했던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그 시간이 없었다면 현서를 할 수 없었을 거다. 지난 시간에 감사했다. 배우들은 자신이 배우로서 증명되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 아닌가. 집에서 혼자 연기를 하는 게 아니니까. 누군가 봐줘야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했다고 격려해주고 칭찬해주고, 그런 반응을 보고 나니 내가 연기를 하고 있구나, 내가 배우이구나 조금은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부부의 세계'를 보고 저마다 얻는 교훈이 다른 것 같다. '비혼장려 드라마'라고 하기도 하고, 비혼주의가 됐다는 사람들도 있고.

▶비혼을 장려하는 드라마가 아니고, 작가님도 그렇게 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건강한 가정의 중요성, 가정이 파괴됐을 때 생기는 문제들, 자녀는 어떻게 되고 주변인은 어떻게 되고 그런 것들을 그렸다. 인규와 현서도 아마 과거 가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사람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준 드라마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원래도 비혼주의는 아니었다. 남들 다 하는 거 겪어보고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보려고 한다. 그런 경험들을 하는 게 배우로서도 좋은 것 같다. 다만, 결혼을 생각할 때 더욱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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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우/JTBC '부부의 세계'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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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 시신이 인규인가 현서인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현서가 죽지를 않길 바란 것도 배우로서 위로가 됐을 것 같다.

▶주변에서도 '누가 죽은 거냐. 현서가 죽은 거면 '부세' 폭파한다'면서 물어보더라. 뭐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없으니 그냥 다음 주 내용을 봐달라고 했다. 현서를 많이 생각해주시더라. 현서도 인규가 죽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을 거다. 자신의 앞에서 안 보이기를 바랐지 죽기를 바라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인규의 결말이 아쉽고 슬프기는 하지만, 내용상 인규가 죽었어야 했다. 인규는 (죽음이 아니면) 자신을 못 멈췄을 것 같다.

-김희애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김희애 선배와 연기를 하면 '존경' 그 말이 저절로 나온다. '존경스럽다' '대단하고 멋지다'라는 말이 단전에서 올라온다. 선배님 연기도 물론 '짱짱'이지만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님과 소통하는 모습, 스태프 대하는 모습, 상대배우 대하는 태도 그런 모든 것들이 다 감동이었다. 후배로서 감사했다. 이렇게 존경스러운 본보기가 있으니 따라가고 닮아가면 된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내가 연기할 때도 기다려주시고, 선배님의 연기가 끝나고 내가 찍을 때도 감정을 100%, 200% 주셨다. 그래서 현서로서 좋은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

-현서의 결말은 어땠을까.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잘 사는 모습까지 나왔으면 좋았을까 싶은데, 나는 내가 연기한 현서는 잘 살았을 것 같다. 여리지만 강한 인물이고 자기 주장이 있는 친구다. 인규가 죽으면서 둘의 연결이 완전히 끝났기 때문에 현서는 이제 새로운 선택을 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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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는 심은우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내겐 '도약점' 같은 드라마다.

-차기작 제안은 많이 받았나. '부부의 세계'와 달리 웃는 모습이 나오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내주신 만큼 빨리 보기를 원하실테지만 빨리 나오는 것보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캐릭터로 나오는 걸 더 좋아해주실 것 같아서 신중하게 보고 있다. 나 역시 웃는 모습이 나왔으면 한다. '부부의 세계'에서 현서는 한번도 안 웃었다. 마지막회 다 끝나고 나서 스틸컷이 올라오는데 감독님이 '내가 좋아하는 사진 나올 거야'라고 하셨다. 뭘까궁금했는데 현서가 피칠갑을 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더라.(웃음) 나도 그 사진이 좋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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