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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억울하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냐” 질문에 침묵한 ‘경비원 폭행’ 주민…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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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대한 상해 혐의’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입주민 검찰에 넘겨져

세계일보

서울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 폭행 혐의를 받는 입주민 B씨가 지난 2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 도봉동 서울북부지방법원을 나서 경찰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 등을 당했다고 호소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이 경비원에 대한 상해 혐의를 받는 입주민이 검찰에 넘겨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폭행 등 혐의를 받는 서울 강북구 A아파트 입주민 B(구속)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이날 오전 강북경찰서를 나섰고, ‘구속 후 현재 심경이 어떠한가’, ‘앞서 억울하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가’, ‘유가족에게 할말이 아무것도 없는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서울북부지법 정수경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 22일 “증거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최씨는 B씨에게 폭행과 협박 등을 당했다는 유언을 남긴 뒤 이달 10일 자택에서 국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달 18일 A씨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고소장에서 B씨에게 코뼈가 부러지는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입주민들이 경비원을 추모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또 음성 녹음을 통해 남긴 유서에서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저처럼 경비가 맞아서 억울한 일 당해서 죽는 사람 없게 꼭 (진실을) 밝혀달라”며 “경비를 때리는 사람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에 따르면 B씨는 최씨가 죽기 전 ‘친형에게 폭행을 당해 코뼈가 내려앉았다고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자메시지에는 또 최씨를 ‘머슴’으로 칭하며 ‘아무쪼록 친형님에게 맞아서 부러져 내려앉은 코 쾌차하시고’, ‘수술비만 이천만원이 넘는다. 장애인 등록이 된다’는 등 비꼬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최씨와 B씨는 지난달 21일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설명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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