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토)

미-러 이번엔 공중서 신경전...전투기와 초계기의 일촉즉발 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지난 26일(현지 시각) 러시아 전투기 Su-35 두 대가 미국 초계기 P-8A의 날개 쪽에 근접 비행한 순간./미 해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초계기에 접근하며 두 나라가 공중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해 공해 상에서 미국과 러시아 군함이 서로 맞붙으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벌인지 일년만에 벌어진 일이다. 미국이 러시아와 함께 가입돼있는 군축관련 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힌지 며칠 되지 않은 시점인만큼 러시아의 보복 행위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26일(현지 시각) 미 해군은 지중해 동쪽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해상 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완전무장한 러시아 전투기 Su-35 플랭커-E 2대가 접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투기들은 의도적으로 각각 미 해군 초계기의 양쪽 날개에 바짝 다가갔다. 충돌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정도로 달라붙은 것이다. 해군은 이 상황이 65분간 지속됐다고 했다.

미 해군이 공개한 사진에도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의 헬멧이 보일 정도로 두 항공기의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 드러났다. 미 해군은 “러시아 조종사의 불필요한 행동은 조종사와 국제 비행 규정에 어긋난다"며 "두 항공기의 안전을 모두 위험에 빠트린 행위"라고 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이 군축관련 조약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이뤄진 것으로 러시아의 보복성 경고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2일 미국은 앞으로 6개월 뒤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0여개국이 가입돼있는 항공자유화조약은 가입 국가 간의 신뢰 증진과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력 보유 현황과 군사 활동을 공중정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의 탈퇴 이유는 러시아가 조약내 규약을 먼저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미국 영토 일부와 조지아, 체첸 등 영토 밖에서도 비행을 제한하며 투명성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또 지속적으로 미국과 동맹들에 대한 군사 위협을 가했다고 미국은 주장했다. 미국 탈퇴 발표에 러시아 외무부는 "유럽의 군사 안보 체제를 위협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동남아시아 공해 상에서도 미국과 러시아 군함이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미국 군함에 러시아 군함이 15m 가까이까지 근접해 안전을 위협한 바 있다.

[김수경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