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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진칼, 대한항공 유동성 위기 넘자 경영권 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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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탈출하자마자 경영권 분쟁이라는 큰 장애물을 또 맞닥뜨리게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선 3자 주주연합이 지분율 격차를 더 벌리면서 7월로 예상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27일 오후 2시30분 현재 한진칼은 전일 대비 1100원(1.22%) 오른 9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한진칼은 14.21%나 급등했다. 장중에는 23% 넘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거래량도 800만주로 껑충 뛰었다. 직전 3거래일 동안 이 종목의 거래량은 30만주에서 70만주 정도였다.

이는 전날 하루 동안 '기타법인'이라는 매수 주체가 한진칼 주식 122만4280주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기타법인은 금융회사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기업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이 기타법인을 3자 주주연합의 일원인 반도건설로 보고 있다. 반도건설은 이전에도 기타법인으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해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한 것은 지난 3월말 주주총회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대한항공 유동성 위기를 갓 탈출한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만 7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세계 하늘길이 막힌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자구책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 전날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돼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정되자마자 3자 연합이 곧바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모양새다. 한진그룹은 재차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3자 연합의 지분율이 조원태 회장과 우호 지분을 3% 넘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추가 매입으로 3자연합의 지분율은 기존 42.75%에서 44.75%로 올라갔다. 반면 조 회장과 경영진 우호지분은 41.30%다.

반도건설의 기존 한진칼 주식 가운데 5%를 초과한 지분은 의결권 제한이 걸려있는 상태다. 의결권 제한이 풀리는 7월 이후 3자 연합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다시 한번 경영권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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