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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현대HCN에 순위 달렸다"...이통, 인수전 '동상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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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3.95%가 유료방송 판도 변수

SKT, 합병 성공땐 2위로 올라서

KT는 '합산규제' 향방 놓고 고심

LGU+, 참여 여부 언급에도 신중

실사 거쳐 7월 중순께 본입찰 전망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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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시장 ‘알짜’ 매물로 꼽힌 현대HCN의 예비 입찰에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참전하면서 인수합병(M&A) 2차전이 시작됐다. 일단 현대HCN 입장에서 초기 M&A 흥행 몰이에는 성공했지만 통신 3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노림수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 예비 입찰에 참여한 통신 3사는 실사 과정을 거쳐 본입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본입찰 일정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오는 7월 중순경으로 전망된다.

◇점유율 3.95% 업체가 불러올 ‘나비효과’ = 지난해 하반기 기준 현대HCN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95%다. 이는 케이블TV 업체들 중 5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객 경쟁’이 치열한 유료방송 시장에선 3.95%만으로도 통신 3사의 순위를 뒤집거나 굳힐 수 있다. 만약 계열사까지 합한 유료방송 점유율 1·2위인 KT(030200)계열이나 LG유플러스(032640) 계열 중 한 곳이 현대HCN을 품게 된다면 현재의 위치를 공고하게 지킬 수 있으며 3위 SK텔레콤(017670)이 인수합병할 경우 2위로 올라선다.

무엇보다 현대HCN은 안정적인 재무구조 덕에 ‘알짜매물’로 꼽힌다. 영업이익률이 15% 내외이며 서울 서초구 등 강남 권역을 확보하고 있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다른 업체에 비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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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마다 ‘동상삼몽’ = 예비 입찰을 시작으로 3사는 일단 ‘눈치 싸움’에 돌입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유력한 인수합병 후보는 SKT다. SKT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합병한 이후 점유율 24.17%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HCN의 3.95% 점유율까지 합하면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을 뛰어 넘어 2위로 올라선다. SKT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해 현대HCN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이라며 “계약 조건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본입찰 참여 등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053210)를 통해 예비 입찰에 참여한 상황이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변수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분의 1을 한 회사가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규제로 사실상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 2018년 6월 일몰 된 이후 사후 규제안 없이 20대 국회가 마무리됐지만 21대 국회에서 다시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 특히 KT는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논의 당시 추가적인 유료방송 M&A에 나서지 않겠다며 딜라이브 인수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이번 현대HCN M&A의 경우 KT스카이라이프가 전면에 나섰지만 정부와 국회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KT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앞으로 실사를 통해 스카이라이프에 도움이 되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에 본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참여 여부를 말하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예비 입찰 참여 자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만 전했다. 업계에서도 LG유플러스가 실제로 본입찰까지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LG헬로비전(옛 CJ헬로)을 인수하면서 8,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썼다. 일각에선 LG유플러스가 경쟁사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수가 6,000억원?...관건은 역시 가격 = 결국 현대HCN의 새로운 주인을 가리는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을 인수할 당시 케이블TV 가입자 1명당 가치는 51만원 가량이었다. 만약 이를 현대HCN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예상 매각가는 6,0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다만 케이블TV 업계의 가입자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업계에서 평가하는 가격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경원기자·김성태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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