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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낙연, 당권도전 결심 굳혔다…`대권플랜`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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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낙연 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이해찬 대표(앞줄 왼쪽)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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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국회에 복귀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르면 다음주 중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직행' 여부를 두고 오래 고심해왔지만 결국 당권과 대권, '두 마리 토끼'를 잡기로 했다.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에게 당 대표 도전은 대권 가도를 앞두고 최대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전남지사, 총리를 역임하며 여의도 국회와 거리를 뒀고 이에 따라 당내 지지 기반이 비교적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2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측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다음주 중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사실상 출마 결심이 섰다"고 밝혔다. 앞서 이 위원장과 이미 몇 차례 간담을 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지난 26일 사석에서 "이낙연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라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오는 8월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 전 총리와 우원식·홍영표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기류는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원 워크숍'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의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묻는 질문을 받고 "대체로 맞는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전당대회 후보군인 우원식·홍영표·송영길 의원 등을 잇달아 만나며 출마 문제를 논의했다.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거대 여당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책임감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과 '호남'이란 지지 텃밭이 겹치는 송 의원은 이 같은 만남 이후 이 위원장이 당 대표 주자로 나서면 전당대회 출마 뜻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우 의원과 홍 의원은 이 위원장 등판과 무관하게 출마 의지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우 의원은 이날 "저는 계속 (당권 출마를) 준비하는 것이다. 상황 변동이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도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다"면서 "(이 위원장에게도) 그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의 경우 이 위원장이 2022년 3월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1년 전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상 '당권·대권 분리규정'(제25조)을 근거로 직접 불출마를 권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결국 이 같은 '7개월짜리' 한시적 당 대표직에 도전하게 된 배경은 차기 대권을 위해선 안정적인 당내 지지 기반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권 잠룡 선두주자인 이 위원장이지만 그만의 지지 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도전이 자칫 '무리한 욕심'으로 비칠 경우 차기 당권 경쟁에서 흠집이 날 수도 있다.

다만 경선 막판에 이르러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이 위원장으로 '단일화', 즉 사실상의 추대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 위원장이 단독 후보가 돼도 전당대회에서 전 당원의 찬반투표는 거쳐야 한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 위원장과 전당대회에서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두 의원에게는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 의원과 홍 의원이 기존에 확보한 표심도 분열할 공산이 크다. 우 의원의 경우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등의 지지 기반이 이 위원장과 겹친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홍 의원 역시 일부 표심 이반에 직면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두드러졌던 '친문 표심 분화'가 전당대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즉 이번 선거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를 밀었던 '친문 당권파'가 이 위원장을 지지하고, 전해철 의원을 밀었던 참여정부 출신의 '부엉이계' 친문 세력이 홍 의원을 미는 식으로 지지세가 양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앞서 일부 '친문 당권파'를 중심으로 이 위원장에 대한 추대론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론 등이 번졌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이번 전당대회에서 두 의원이 떨어지고 내년 3월에 다시 도전하게 될 경우 재정적인 부담도 만만찮다"며 "당권에 도전하려면 최소 3억원은 드는데 이 정치후원금을 내년 3월에 다시 수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지원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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