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란 유력 일간지 에테마드는 27일(현지시간) 1면 기사를 통해 한국이 인도적 목적으로 필요한 의약품을 사겠다는 이란의 제안을 거절했다며, 미국의 일방적 '경제 테러리즘'(제재)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에테마드는 '한국은 이란과 60년 우호를 경매에 내놨다'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비판기사를 내보내면서 "한국(기업)은 잠재력이 큰 이란에 진출해 경쟁자를 물리쳤고 이란 국민은 이를 반겼지만 지금은 유감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며 "미국의 경제 테러리즘에 동참해 이란과 관계를 끊고 떠나버렸다"라고 지적했다.

기사 제목에 사용한 '경매에 내놓다'는 표현은 이란에서 쓸모가 적어진 물건을 싼값에 넘길 때 사용한다. 에테마드는 "이란이 희소병에 필요한 특수 의약품을 한국의 은행에 예치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으로 사겠다고 제안했지만 한국은 이 인도적 교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이 언급한 원유 수출대금은 이란과 교역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한국 내 은행에 개설한 원화결제계좌에 있는 약 50억 달러의 돈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계좌는 미국의 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한국과 이란이 교역할 수 있도록 한 금융 채널이었지만 2018년 8월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사실상 계좌가 동결됐다. 때문에 이란은 원유를 수출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에테마드는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의약품과 의료 장비 등 물품 교역에 이 돈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달 6일과 이달 17일 약 15억원 어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도구와 방역 물품을 이란에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