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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네이처 “한국, 적극적 연구개발 투자로 글로벌 리더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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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네이처 인덱스 2020 한국특집호 [사진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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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한국이 연구와 체계적 개혁, 인재에 대한 투자를 통해 혁신의 글로벌 리더가 됐다"고 평가했다.

네이처는 자연과학 주요 논문 82종을 분석해 전 세계 연구기관의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네이처 인덱스’의 한국판 특집을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네이처는 매년 2~3개 국가를 선정해서 인덱스 특집을 낸다. 한국이 네이처에 커버 기사로 다뤄진 것은 대전 엑스포가 열린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의 방역 및 의료 기술이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시점에, 한국의 기초 연구와 관련한 제도적 특징과 성과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이다.

네이처는 한국의 적극적인 연구 개발(R&D) 투자와 그 성과에 주목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 비중이 세계에서 2번째로 높다. R&D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다음이다. 2000년 R&D 예산이 GDP 대비 2.1%에서 2018년에는 4.5% 이상으로 성장했다. 네이처는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가 아닌 선도자(first mover)가 되겠다는 국가의 목표가 이런 투자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네이처는 이러한 발전의 배경에는 정부의 ‘톱다운(top-down)’ 방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ㆍ학계ㆍ산업계 간의 강한 유대가 형성돼 정보통신기술과 혁신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에서 K-바이오를 주목하게 한 진단 키트도 이런 신속한 결정 방식 덕분에 탄생했다고 봤다. 초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4개 업체가 2015년 국내에서 36명의 사망자를 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 사태 이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금을 받은 업체라는 점에서다. 한국연구재단의 2020년 예산은 7조원 정도다. 네이처는 이와 함께 R&D 지출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민간 부문에서도 삼성ㆍLG전자 등 주요 대기업의 기초연구비 지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스윈뱅크스 네이처 인덱스 개발자는 “응용 연구뿐 아니라 기초 연구를 증진하려는 한국 정부의 이니셔티브를 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나 일본 리켄 연구소 역할을 한국 내에서 하는 기관으로 꼽혔다. 국내 과학계에서 노벨상 후보로 꼽히는 김빛내리(51)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이끄는 IBS RNA 연구단도 소개됐다. 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의 RNA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냈다.

네이처는 IBS가 암흑 물질ㆍ나노 물질ㆍ게놈 공학ㆍ기후 변화 등 전반적인 기초 연구를 포괄하는 기관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IBS 내부에서 발생한 연구비 유용 논란 등으로 예산이 축소된 점도 짚었다. 노도영 IBS 원장은 네이처에 “이는 기초과학의 비전을 달성하려는 IBS의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국내 R&D가 그동안 양적 개발에 치중해 왔는데, 질 위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해외 유수의 기관으로부터 이러한 평가를 받은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밝은 면에만 촛점이 맞추어진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의 과학기술은 아직 모방형이 아닌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며, 보다 혁신적 연구가 가능하도록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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