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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종인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 내놔도 놀라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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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공식출범

“보수니 우파니 하는 말은 그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

비대위원엔 여성 2명 30대 3명

중앙일보

미래통합당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9명의 비대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김 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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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라.”

27일 ‘내정자’란 꼬리표를 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성(一聲)이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상임전국위·전국위을 잇달아 열어 당헌 개정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로 연장하고, 김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비대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지난달 28일 임기가 8월까지인 비대위원장을 의결했다가 김 위원장의 비토를 당했던 ‘낭패’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일종의 ‘상견례’를 했다. 상임전국위에 앞서 열린 전국 조직위원장회의 특강으로,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하고 처음 참석한 당 공식 행사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때 사회주의자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으니 이제 보수니 우파니 하는 말도 꺼내지 말라. 더이상 이념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논리는 이랬다.

“세계 경제 상황도 완전히 새롭게 변화하고 사회 구성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또 휴대폰으로 국민이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서 야당이 투쟁을 안 해도 사람들이 핵심 내용을 다 알고 있다. 불평등·비민주성 문제 등을 우리가 잘 해결할 수 있다, 맡겨도 되겠구나, 그런 믿음을 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일반적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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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성일종, 김미애, 김현아, 김병민, 김재섭, 정원석(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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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참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당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사례로 무상급식 논쟁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이를 들은 오 전 시장은 ‘지적을 수긍하며, 나도 그동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당 관계자는 “본인이 생각해 둔 정책 아이디어나 당 개혁 방안 등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면서, 동시에 ‘반발하지 말고 잘 따라오라’는 당부 혹은 경고로도 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기존에 보수 진영이나 통합당이 주장해왔던 것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어젠다를 던지겠다는 말로 들렸다”며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당시처럼 당내 혼란이나 반발이 없도록 미리 알리는 자리 같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에게 “미리 얘기하면 재미가 없다”며 복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기본소득을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엔 “여러 가지 검토 대상이 되고 있을 뿐, 금방 기본소득을 어떻게 하겠다고 간단하게 결정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해체설에 대해선 “앞으로 연구해봐야지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며 “연구소라는 간판만 붙인다고 연구가 되는 건 아니다.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당명 변경이나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관련 질문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확정된 비대위원 9인 중 80세의 김 위원장 외에 당연직으로 주호영(60·대구 수성갑) 원내대표와 이종배(63·충주) 정책위의장이 포함됐고 재선의 성일종(57·서산-태안) 의원과 초선의 김미애(51·부산 해운대을) 당선인,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김현아(51)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30대의 김병민(38) 서울 광진갑 조직위원장과 김재섭(33) 서울 도봉갑 조직위원장, 정원석(32) 전 서울 강남을 당협위원장 등도 비대위원이 됐다. 세대·지역을 안배한 결과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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