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신기술 해외기업 M&A 서둘러 5G 비메모리 시장 선점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

설계분야, 인텔·퀄컴 추격 어려워

해외 인력 과감히 스카우트 필요

메모리, 중국에 우위 지키려면

기술 앞선 미세공정 집중 투자를



포스트 코로나 한국 산업의 길 ① 반도체 세계대전 <하>



반도체 신냉전 시대를 맞아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는 방책은 무엇일까.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점인 메모리는 공격적인 연구개발(R&D)과 과감한 투자로 초격차를 더 벌리고, 비메모리는 5G·AI 등의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해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라인 구축에 참여하는 등 이론과 현장을 두루 섭렵한 반도체 전문가다.

중앙일보

박재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우리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은.

A :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면 화웨이는 대만의 TSMC로부터 고급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을 공급받을 수 없다. 화웨이가 고급 스마트폰을 못 만들면 국내 업체한테 사 가는 메모리 양도 줄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나 LG에 기회가 올 수 있다.”

Q :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이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지 않나.

A : “완전히 안심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중국은 메모리 분야에서 양산 체제보다는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중국 YMTC(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가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128단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했지만, 수율(정상 제품의 비율) 면에서 한국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삼성의 수율이 95%인데 중국은 30% 수준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생산할 순 있지만 만들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다. ‘만들 수 있다’와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다른 개념이다. 양산 기술은 적어도 우리와 3년 이상 차이가 나는 걸로 보고 있다.”

Q : 그런데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A : “양산 기술은 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속도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중국 정부와 엄청난 자본이 뒷받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격차를 더 벌리는 수밖에 없다. 중국이 아직 따라올 수 없는,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을 확대하는 식의 노력이 필요하다.”

Q : 파운드리에서 TSMC가 크게 앞서는데.

A : “TSMC가 미국의 압박으로 애리조나에 5나노 공정 공장을 짓기로 한 반면 삼성은 평택에 파운드리 전용 라인을 구축했다. 여기서도 EUV 공정 5나노 반도체가 생산된다. 평택은 이미 있는 공장에 설비만 들여오는 것이어서 빠른 양산이 가능하다. 5나노 시장에서 삼성이 TSMC보다 초기 물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Q : 비메모리 설계 분야를 보강하려면.

A : “비메모리 설계 분야는 워낙 복잡하고 방대하다.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의 강자인 인텔과, 스마트폰 AP 분야를 주도하는 퀄컴 같은 회사의 설계 능력을 단번에 따라잡는 게 쉽지 않다.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는 5G 통신으로 새롭게 열리는 시장을 노리고 과감한 M&A를 할 필요가 있다. 시장 선점에 필요한 기술도 해외 M&A로 확보할 수 있다.”

Q :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는.

A : “우수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내 인재는 국내 인재대로 양성해야겠지만, 우수한 해외 인재 특히 설계 분야 인재를 과감하게 스카우트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주영 기자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