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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찬헌, 12년 만에 선발승... 한화 마운드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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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7일 한화전 6이닝5K 3실점으로 12년 만에 선발승, LG 15-4 대승

LG가 한화 마운드를 폭격하며 파죽의 3연승 행진을 달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장단 19안타를 몰아치며 15-4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24일 kt 위즈전(9-7 승)을 시작으로 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LG는 3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한 채 단독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13승6패).

LG는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로베르토 라모스가 시즌 9호 홈런을 터트렸고 오지환도 4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작렬하며 오랜만에 장타로 경기를 지배했다. LG는 이날 필승조를 쓰지 않고 단 2명의 투수 만으로 가볍게 경기를 끝냈는데 특히 이 선수에게는 이날 승리가 매우 의미가 깊었다. 지난 2008년 5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12년 만에 선발승을 따낸 LG의 선발 정찬헌이 그 주인공이다.
오마이뉴스

▲ 2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한화 경기. 1회말 LG 선발 정찬헌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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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1년 만에 불펜 전문 투수로 변신한 유망주 투수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는 지난 1993년 한양대 출신의 국가대표 에이스 구대성의 입단에 잔뜩 고무돼 있었다. 하지만 대전고 시절부터 '혹사의 아이콘'이었던 구대성은 혹사의 후유증으로 루키 시즌 6경기에서 단 2승을 따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프로에서 적응하지 못한 선발 유망주였던 구대성은 이듬 해 마무리 송진우와 보직을 바꾼 이후 선수생활의 전환점을 맞았다.

1994년 12세이브, 1995년 18세이브로 마무리 보직에 적응한 구대성은 1996년 18승3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1.88의 성적으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승률 타이틀을 휩쓸며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1999 시즌 한화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후 2001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팔로즈)와 계약한 구대성은 2002년 다시 선발투수로 변신해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2위(2.52)에 오르며 전천후 투수임을 증명했다.

구대성처럼 모든 보직을 맡아도 척척 소화하는 '만능투수'로 있지만 아마추어 때 뛰어난 활약을 했던 투수라도 프로에서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보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일고의 에이스였던 정찬헌 역시 2007년 대통령배대회에서 팀 동료가 된 '눈물의 에이스' 이형종의 서울고를 꺾고 광주일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까지 수상했다. 그리고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LG에 지명을 받으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정찬헌은 입단 첫 해부터 부상에 허덕였던 1차지명 투수 이형종 대신 즉시 전력감으로 인정 받으며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당시 LG를 이끌던 김재박 감독은 '선발투수 정찬헌'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지만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루키에 불과했던 정찬헌은 입단 첫 해 3승13패5.60으로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됐다. 특히 14번의 선발 기회에서 1승12패에 그치면서 선발투수로서 전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발투수로 한계를 보인 정찬헌은 이듬해 불펜 투수로 변신해 55경기에서 6승5패2세이브10홀드5.78의 성적을 기록했다. 역시 프로 2년 차 유망주로서의 배려는 찾을 수 없는 혹사에 가까운 경기 출전과 이닝소화였다. 결국 입단 후 2년 동안 94경기에 등판한 정찬헌은 팔꿈치 통증으로 프로 3년 차 시즌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2011년 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면서 병역의무를 마쳤다.

12년 만에 돌아간 선발 마운드에서 순조롭게 적응 중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94경기에 등판했다가 이후 3년 동안 1군 등판이 없었던 정찬헌은 2013년 마운드에 복귀했고 2014년8홀드, 2015년3승5홀드를 기록하며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정찬헌은 2016시즌에도 경추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물론 일부러 부상을 당하는 선수는 없지만 부상이 잦은 선수가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리 만무했다.

2017년 마운드에 복귀한 정찬헌은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61경기에서 8승7패7세이브3홀드5.84로 LG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했다. 2017 시즌이 끝난 후 LG에 새로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위력적인 구위와 연투능력을 겸비한 정찬헌에게 2018 시즌 마무리 자리를 맡겼고 정찬헌은 5승3패27세이브4.85의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당시만 해도 정찬헌의 '적성'이 불펜투수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정찬헌은 13경기에서 1승1패6세이브1.64로 순조로운 시즌 초반을 보내던 작년 5월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정찬헌은 허리 수술을 받으면서 또 한 번 시즌 아웃됐고 정찬헌이 자리를 비운 LG의 마무리 자리는 강속구 유망주 고우석이 완벽히 메웠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불펜에서 자리를 잃은 정찬헌에게 올 시즌부터 선발 투수 변신을 지시했다. 루키 시즌 이후 12년 만에 '선발 투수 정찬헌'이 돌아온 것이다.

첫 등판이었던 7일 두산전에서 4이닝5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던 정찬헌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점점 구위가 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27일 한화전에서 다시 6이닝5피안타1볼넷6탈삼진3실점 호투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12년하고도 7일, 날짜로는 무려 4390일 만에 기록한 감격적인 커리어 두 번째 선발승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 투수가 낯선 정찬헌의 등판간격을 열흘 정도로 맞춰주고 있다. 베테랑 송은범이 1경기 만에 선발 로테이션에 제외됐음에도 프로 생활 대부분을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정찬헌에게 배려를 해준 것이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차우찬, 임찬규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선발진을 보유한 LG는 인상적인 선발 데뷔전을 치른 루키 이민호와 12년 만에 선발로 돌아온 정찬헌까지 더해지면서 시즌 초반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양형석 기자(utopia6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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